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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시가 있는 하루]첫사랑
첫사랑 - 진은영 소년이 내 목소매를 잡고 물고기를 넣었다 내 가슴이 두 마리 하얀 송어가 되었다 세 마리 고기 떼를 따라 푸른 물살을 헤엄쳐갔다 1. 눈이 많이 오는 날에는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을 만들고, 어떤 애는 나의 윗도리를 붙잡아 단단하게 뭉
한림학보   2006-07-03
[교양] [시가 있는 하루]별들을 읽다
별들을 읽다 -오태환 별들을 읽듯이 그녀를 읽었네 가만가만 점자(點字)를 읽듯이 그녀를 읽었네 그녀의 달걀빛 목덜미며 느린 허리께며 내 손길이 가 닿는 언저리마다 아흐, 소름이 돋듯 별들이 돋아 아흐, 소스라치며 반짝거렸네 별들을 읽듯이 그녀를 읽었네
김원국 작가   2006-07-03
[교양] [시가 있는 하루]봄눈
봄눈 - 정한용 길은 존재하지 않는 나무속에 있다 겨울 피부 거칠게 패인 상처 위로 막 작은 입을 연다 우리들 가슴 한 모서리 아무도 볼 수 없는 그리운 집 저편으로 봄눈 날리고 안개, 그래, 그 불투명이 깊어진다 늙은 어머니 관절염처럼 무릎이 시려오
이현준 작가   2006-07-03
[교양] [시가 있는 하루]본 적 있는 영화
본 적 있는 영화 - 이근화 반쯤 뜬 눈으로 우유팩이 든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흔들거리며 걸어도 모든 게 반 토막으로 보이는 건 아니야 물론 남은 우유를 위해 고양이를 키우는 건 아니지만 저기 아침 창가의 이다, 햇살과 먼지 속에 아무렇게나 찢어진 고
한림학보   2006-06-28
[교양] [시가 있는 하루]길
시가 있는 하루 길 - 신경림 길을 가다가 눈발치는 산길을 가다가 눈 속에 맺힌 새빨간 열매를 본다 잃어버린 옛 얘기를 듣는다 어릴 적 멀리 날아가버린 노래를 듣는다 길을 가다가 갈대 서걱이는 빈 가지에 앉아 우는 하얀 새를 본다 헤어진 옛 친구를 본
이현준 작가   2006-06-01
[교양] [시가 있는 하루] 맨발 - 문태준
어물전 개조개 한 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펄과 물속에 오래 담겨 있어 부르튼 맨발 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
한림학보   2005-09-05
[교양] [시가 있는 하루] 피아노 - 김은정
세상이 다 건반이네 자판도 건반 책꽂이도 건반 책 속의 활자들도 건반 그 뿐인가 바닷가 은모래 밭도 건반 솔가지 사이로 걷는 오솔길도 건반 나의 마음도 건반 당신의 마음도 건반 그래서 잘못 건드리면 예기치 않는 소리가 나네 하지만 예기치 않은 소리라고
한림학보   2005-07-04
[교양] [시가 있는 하루]소음들
소음들 (이장욱) 오전 열한 시에 나는 소리들을 흡수하였다. 오전 열한 시에 나는 가능한 한 시끄러웠다. 창문을 열고 수많은 목소리가 되었다. 나는 음속으로 변형되었다. 네 안에 들어가서 삼십 초 동안의 기억이 되었다. 비 내리는 어머니의 썩어 가는
한림학보   2005-04-26
[교양] [시가 있는 하루]미국을 위한 기도
미국을 위한 기도 (박의상)미국이 불쌍합니다세상에서 제일 강하다,면 무엇합니까 제일 부자라,면 무엇합니까 아직도 모자란다!고 그저께도 기도하고 어제도 기도하고 아직도 모자란다!고 오늘 또 엎드려 기도하는데보세요, 저기붓시하나님,이시여미국에 축복을 주소
김원국 작가   2005-03-30
[교양] [시가 있는 하루] 독도
독 도 (고 은)내 조상의 담낭 독도 네 오랜 담즙으로 나는 온갖 파도의 삶을 살았다 저 기우뚱거리는 자오선을 넘어 살아왔다 독도 너로 하여 너로 하여 이 배타적 황홀은 차라리 쓰디쓰구나 내 조국의 고독 너로 하여 나는 뒤척여 남아메리카로 간다 뼈와
한림학보   2005-03-21
[교양] [시가 있는 하루]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김춘수)샤갈의 마을에는 삼월에 눈이 온다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는 정맥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 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
한림학보   2005-03-14
[교양] [시가 있는 하루]배
배 (김종국)어머니가 사준 꺼먹 고무신 한 켤레 그 배를 타고 건너지 못할 강은 없다까맣게 타버린 어머니 속내 말고는, 집에 돌아가 나이키 농구화를 벗어 손에 들고 신발장 문을 열면, 나이키, 리복, 퓨마 운동화와 샌들, 그리고 금강구두가 한 켤레 이
김원국 작가   2005-03-08
[교양] [시가 있는 하루]함박눈
함박눈 (이영광)강의동 현관의 ‘잡상인 출입 금지' 푯말 앞에서 속이 뜨끔해지는 선생그의 철지난 레퍼토리, 몇 년째 같은 걸 틀고 있지 같은 거밖에 안 주나 가르치기는 하되 ‘쫑'이 없는 사람 이 생 전체가 집행유예이고 무임승차이다 셔틀버스로 고속터미
김원국 작가   2004-12-14
[교양] [시가 있는 하루]단 한 사람
단 한 사람 (이진명)가스레인지 위에 두툼하게 넘친 찌개국물이 일주일째 마르고 있다 내 눈은 아무 말 안 하고 있다 내 입도, 내 손도 아무 말 안 하고 있다 별일이 아니기에, 별일이 아니기도 해야 하기에 코도 아무 말 안 하고 있다 그동안 할 만큼
한림학보   2004-12-14
[교양] [시가 있는 하루]가을 억새
가을 억새 (정일근)때로는 이별하면서 살고 싶은 것이다. 가스등 켜진 추억의 플랫폼에서 마지막 상행선 열차로 고개를 떠나보내며 눈물 젖은 손수건을 흔들거나 어둠이 묻어나는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터벅터벅 긴 골목길 돌아가는 그대의 뒷모습을 다시 보고 싶
한림학보   2004-12-13
[교양] [시가 있는 하루] 소사 가는 길, 잠시
소사 가는 길, 잠시 (신용목)시흥에서 소사 가는 길, 잠시 신호에 걸려 버스가 멈췄을 때 건너 다방 유리에 내 얼굴이 비쳤다 내 얼굴 속에서 손톱을 다듬는, 앳된 여자 머리 위엔 기원이 있고 그 위엔 한 줄 비행기 지나간 흔적 햇살이 비듬처럼 내리는
한림학보   2004-11-17
[교양] [시가 있는 하루]빗방울 전주곡-립싱크 랩소디6
빗방울 전주곡 - 립싱크 랩소디6 (심재상)잠자리떼의 저공비행이 점점 더 격렬해집니다. 그 아우 성에 맞불이라도 지피듯 작은 물고기들이 입을 벙긋대 며 수면으로 솟구칩니다. 수백송이의 물꽃들이 폭죽처 럼 피어났다 폭죽처럼 스러집니다. 부서지고 또 부서
한림학보   2004-09-12
[교양] [시가 있는 하루]벌레의 그림
벌레의 그림 (이수명)벌레 한 마리 뒤집혀져 있다. 바닥을 기던 여섯 개의 다리는 낯선 허공을 휘젓고 있다. 벌레는 누운 채 이제 닿지 않는 짚어지지 않는 이 새로운 바닥과 놀고 있다. 다리들은 구부렸다 폈다 하며 제각기 다른 그림을 그린다. 그는 허
한림학보   2004-09-04
[교양] [시가 있는 하루]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정현종나는 가끔 후회한다.그 때 그 일이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그 때 그 사람이그 때 그 물건이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더 열심히 파고들고더 열심히 말을 걸고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더 열심히 사랑할 걸...
한림학보   2004-06-05
[교양] [시가 있는 하루]때
때이향지 개는 전신으로 몽둥이를 받으며 으릉거렸다 곰은 피를 흘리면서도 곧게 서서 덤볐다 뱀은 몸을 접었다 솟구치며 독니를 꽂았다 멧돼지는 올무 걸린 나무를 뿌리째 뽑아 쩡쩡 휘둘렀다 사슴은 제 뿔을 바위에 짓부수며 울부짖었다 꽃은 진액으로 손을 끈끈
한림학보   200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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