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 교학팀이 외조부모를 조부모로 인정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외조모상을 당한 학생이 공결을 신청하자 직계존비속에 모계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학칙을 바꾸지 않는 이상 공결을 인정해주기 어렵다고 했다는 것이다. 해당 학생이 우리 대학 커뮤니티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비판 여론이 커지자 교학팀은 그제야 외조부모를 직계존비속으로 해석하고 공결도 처리하기로 했다.

교학팀이 잘못을 인정하며 입장을 바꿔 사건이 일단락되긴 했지만 학교의 미숙한 행정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직계존속은 자신으로부터 직계로 올라가는 혈족을 의미한다.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은 만큼 외조부모도 당연히 혈족이다. 그런데도 직계존비속을 외가를 제외한 친가로만 규정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차별적인 발상이다.

외할머니를 떠나보낸 학생은 마음을 제대로 추스르기도 전에 교학팀의 잘못된 판단으로 또다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학생의 편의를 위한 조직이 도리어 학생에게 큰 상처를 남긴 것이다. 다행히 학칙을 폭넓게 해석해 학생들 불편을 최대한 줄이는 방안으로 단과대 교학팀들이 논의할 것이라고 한다. 인문대뿐만 아니라 모든 단과대 교학팀이 이번 일을 계기로 학생을 대표하는 조직으로서의 본분에 더욱 충실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