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3월, 한달간 기승을 부렸던 초미세먼지에 더해 황사까지 대한민국을 뒤덮으며 6일 저녁 춘천 하늘은 가스실을 연상케 했다. 하지만 우리 대학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학생회나 대학 본부, 나아가 춘천시 역시 미세먼지에 대해선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모양새다. “마스크가 아니라 방독면이 필요하다” “이민 가고 싶다”고 언론에 토로하는 시민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영유아 및 어린이 같은 건강 취약계층에는 더 치명적인 위험을 줄 수 있다. 미세먼지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 영향력은 막강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에 대한 무관심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단순히 학생에게 마스크를 씌우는 차원에서 해결 가능한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학과 지자체, 정부가 모두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해결책을 모색하려고 해도 어려움이 있을 만큼 중차대한 일이다.

하지만 대학은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성심병원 앞에 주차장을 신설한다며 연일 뿜어대고 있는 미세먼지로 학생들의 폐는 병들어가고 있다. 대책은 없다. 학생회 역시 간식사업 등의 복지 정책엔 열을 올리면서도 미세먼지에 대해선 조금의 관심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춘천시 역시 다르지 않다. 춘천은 미세먼지 취약 지역이다. 분지 지형 때문에 유입된 미세먼지가 쉽게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는 이 같은 상황에서 오히려 수도 및 도로 공사를 하며 미세먼지를 오히려 만들어내고 있는 실정이다.

김승도 환경생명공학과 교수는 “불행하게도 미세먼지는 앞으로도 개선될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대학 본부와 학생회의 무관심이 이 같은 부정적인 예언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학생이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 춘천시와 대학, 학생회는 서로 긴밀히 협력해 시민과 학생이 안심하고 숨 쉴 수 있는 종합 처방이 속도감 있게 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