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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선배와 꼰대 사이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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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08  10: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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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도에 막 완공된 신관(8관)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 1층 라운지에 앉아있었는데 여학생 네다섯 명이 주변에 보이는 다른 여학생들에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고 다녔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 과는 신입생이 선배한테 인사를 안하면 정말 호되게 혼나서 선배처럼 보이는 사람마다 인사를 하고 다녔던 거랬다. 단지 혼나지 않기 위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인터넷에서나 보던 ‘누가 새벽에 선배 게시글에 좋아요 누르래?’였다.

이후에도 알게 모르게 여러 사건이 있었다. 카톡, 술자리 예절, 옷차림 단속… 누가 들어도 눈살 찌푸릴 행동부터 당사자들만 아는 ‘꼰대 짓’까지. 그런 의미에서 고학번이 돼 버린, 한땐 신입생이었던, 이젠 졸업을 앞둔 한 대학생이 그동안 보고 들으며 꼰대에 대해 고찰해왔던 속마음을 나눠보고자 한다.

신입생으로 들어왔던 13년도에는 집합 문화가 어느 정도 존재했다. 학과 체육동아리 경기에 불려 나가 응원을 해야 했던 적도 있었다. 그때는 학과 생활 하는 것이 재밌어서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반대로 거부감을 느끼는 동기도 있었다. 결국 거부감을 느끼는 신입생들이 많아지더니 군대 간 사이에 집합 문화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중요한 점은 “학과 사람이라면 학과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야지”라는 선배의 시각과 “소속감을 느끼는 것도 아닌데 굳이 왜 가”라고 생각하는 후배의 시각이 각각 존재했다는 것이다.

사회학 이론 수업에서 세대 간 갈등에 관한 내용을 배운 적이 있다. 기성세대들은 본인들이 겪었던 것들을 기준으로 삼고 전통을 이어나가려고 하지만 다음 세대들은 그들만의 기준에 따라 기준을 바꾸려 해 갈등이 생긴다는 내용이다. 집합 문화에 익숙한 그 선배들은 전통을 이어나가려고 했지만 그것에 익숙지 않은 후배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선배는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후배는 아니었던 것들이, 그 차이가 만든 갈등의 한 파편이 꼰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배들과 대화하다 보면 “엥, 실화에요?”라는 반응을 들을 때가 있다. 13학번의 시선에서는 자연스러운 것들이 17학번의 시선에서는 드라마 속 이야기처럼 들릴 때다. 그런 반응을 들을 때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이런 세세하고 미묘한 차이가 누군가에게는 작아서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누군가에게는 너무 커서 도저히 대화가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정말 진상 같은 꼰대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서로 간의 입장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 꼰대라는 단어로 서로를 예민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제는 3학년이 되어 선배의 대열에 오른 후배들과 얘기하다 보면 “꼰대가 되더라도 애들한테 이 얘기는 해야 할 것 같다”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선배가 된 이 친구들의 시각에서도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긴 것 같다. 그러다가 우연히 한 선배가 예전에 쓴 글을 보게 되었다. 제목은 ‘꼰대’였다. 그렇다. 후배는 언젠가 선배가 되기 마련이다. 선후배 간의 불편한 동거는 예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너무 마음 쏟지 말고 조금이라도 평안해지자. 

   
 

/ 박형민 사회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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