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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5일 오후 2시 공지천 운동장에서는 ▲쌀값보장 ▲한·칠레 무역협정 저지 ▲협동조합개혁 ▲밭주곡 직불제 실시 등을
내걸며 한·칠레 무역협상을 반대하는 2001년 1차 강원 농민대회가 열렸다. 전국 농민회 총연맹 강원도 연맹이 주관, 강원민중연대 주최로 열린
이 날 농민대회는 제1부 사전길놀이와 제2부 본 대회로 나눠져 진행됐다.
제1부 사전 길놀이는 우리학교 풍물패‘먹메’의 공연, 대회에 참여한 시·군 농민회 및 참석단체, 내외빈 소개 등으로
진행됐으며, 사전길놀이가 끝난 뒤 바로 본 대회가 이어졌다. 제2부 본 대회는 농민가 제창, 김종유 강원도연맹의장의 대회사, 연대사 및
정치연설, 투쟁결의문 낭독, 폐회 및 평화 행진 등의 순으로 열렸다.
농민가를 제창한 뒤 이어진 대회사에서 김종유 강원도연맹 의장은 “이 자리에 참석해 준 노동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21세기 식량 에너지인 동시에 국가 안보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쌀에 대해 최근 발표한 정책들은 농민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정부의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또한 김의장은 “전통적인 농업 선진국인 칠레와의 무역협정은 우리 농민들을 죽이는 것과 같다”고 호소하며
“정부가 우리의 농업을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 농민들 스스로의 힘으로 지켜내자”고 덧붙이며 대회사를 마쳤다.
김의장의 대회사가 끝나고 이동순 강원농협노조 본부장, 나종구 홍천 사무국장, 최중원 춘천 부회자의 연대사 및 연설이 진행됐다.
먼저 이 강원농협 노조 본부장은 “지난 정기국회에서 통과된 부실 농협을 정리한다는 명목의 농협 구조개선 특별법은 농민들에게 재정적인 보조 역할을
하는 협동조합을 압박하고 있어 농민들의 생존권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말하며 농민 단체들의 연대 투쟁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또한 “쌀값에 대한
김대중 정부의 획기적인 쌀값안정 정책이 필요하고 현재 수익중심의 농협 중앙회를 지역화 시키는 노력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두번째로 정치 연설을 한 나종구 사무국장은 “쌀은 단순한 상품이 아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식품”이라며 쌀에 대한 중요성을
주장했다. 또한 “예전에 정부는 최악의 가뭄을 이겨내고 농민들이 피와 땀으로 농사를 져 대풍이 들었다고 얘기했지만 현재는 재고미 과잉으로 쌀값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며 정책의 잘못을 농민들의 탓으로 돌리는 정부를 비판했다. 끝으로 나 사무국장은 “이 땅의 자존심인 동시에 생명인 쌀
산업을 앞으로도 생산이 가능한 안정된 산업으로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는 투쟁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번째 정치연설을 맡은 최 부회장은 연설을 시작하기 전 반미의 내용이 담긴 시와 인터넷상에 올려진 네티즌들의 글을 낭독하고 난
뒤 “한·칠레 무역협정은 곧 미국과의 무역협정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것은 미국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따르는 행위이다”라고 정부를 규탄했다.
연대사와 정치 연설이 모두 끝난 뒤 장동화 화천 농민의장이 투쟁 결의문을 낭독했다. 장의장은 결의문에서 “4백50만 농민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쌀 포기 선언을 철회하고 협동 조합을 개혁해야 한다”고 말하며 또한 농민들에게 안정적인 쌀값을 보장하고 정부가 시장기능을 통하지
않고 재정에 의해 직접 농가에 소득 보조를 하는 이른바‘밭주곡 직불제’를 실시하라고 외쳤다.
투쟁결의문을 낭독하는 것을 끝으로 농민대회는 끝나고 곧이어 농민들의 평화행진이 진행됐다. 이 행진은 공지천에서 출발해
버스터미널, 강원 농협 지역본부, 중앙 로터리, 농협 춘천시지부, 도청 앞 광장, 서부시장 주차장 등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공지천을 출발하면서
경찰들이 농민들의 차량 행진을 가로막아 행진이 20여분간 지연됐으며 농민들과 경찰들의 실랑이가 벌어진 뒤에야 시민선전전이 진행될 수 있었다.
또한 농협 중앙회 앞에서 농민들은 70여명의 전경들과 대치하며 “농민의 생산 주식이 될 농협이 농민들의 반대편에 서 있다”고 농협중앙회를
규탄하며 도로에 앉아 시위를 하기도 했다.
한편 이 농민대회는 서울, 광주, 전주, 수원 등의 8개 도시에서도 열렸으며, 뜨거운 더위 아래 강원 지역의 횡성, 홍천,
평창, 영월 등의 시·군 농민들과 학생들이 참여해 한·칠레 무역협상 저지와 협동조합개혁 등의 목소리를 높였다.
/ 김정욱 기자 vitamin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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