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바쁜 생활을 해나가는 사람들은 밥 먹는 시간을 줄여서 업무를 진행하고 성취한다. 이에는 엄청난 조력자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간편조리식품’이다. 그 중 가장 간편하고 쉽게 찾는 것은 바로 ‘컵라면’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컵라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이번 호와 다음 호를 통해 컵라면에 관련한 궁금증을 해결해보자. 컵라면의 역사

‘컵라면’이라고도 부르고 ‘사발면’이라고도 부르는 휴대용 라면의 정식명칭은 ‘용기면’이다.(이하 내용부터 컵라면을 용기면이라 칭하겠다.) 컵라면은 삼양식품이 출시한 상품의 이름이고, 사발면은 농심그룹에서 내놓은 상품의 이름이다. 삼양식품이 1972년 국내 최초로 출시한 ‘컵라면’은 당시 봉지라면보다 4배나 비싸고 생소한 섭취방식 때문에 판매가 부진했다. 이후 1981년 농심에서 ‘사발면’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시작을 맞았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 ‘간편하게 한 끼’라는 광고로 붐을 이뤘고 90년대에는 예비군 훈련장에 삼양 컵라면 자판기가 비치되는 등 급격하게 성장했다. 그러나 물체가 크면 그림자도 커지는 법. 시장 규모가 커지자 1990년대 중반부터 용기에서 용출되는 환경호르몬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용기면마다 왜 용기가 다를까?
각 회사마다 여러 가지 용기면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마다, 라면종류마다 종이나 스티로폼 등 용기면의 용기가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직접 메일을 보내 알아봤다. ㈜농심은 큰 사발이나 큰 용량의 용기면은 용기 안에 있는 끓는 물의 열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부분 PSP(스티로폼)용기를 사용한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는 미세 플라스틱 이슈 및 환경문제 관계로 큰 용량의 용기면도 종이용기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을 더했다. 오뚜기라면은 “제품의 맛, 컨셉, 조리방법, 가격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용기의 형태를 설계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용기면은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될까?
용기면의 재질은 대부분 합성수지 일종인 발포폴리스타일렌(PSP), 쉽게 말하면 플라스틱의 일종의 ‘스티로폼’이다. 이는 ‘벤젠(발암물질)’이라는 유해물질이 원료다. 따라서 제조과정에서 사용한 첨가제와 용기 자체의 유해물질이 뜨거운 물과 함께 식품으로 이행(용출)된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이 같은 의혹이 거세져 1994년 소비자안전국이 용기면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당시 안전국은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용기면의 경우 용기로 인한 유해물질의 검출정도는 현행기준에 모두 적합해 인체에 위해할 우려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유해물질의 절대량과 함께 인체 내에 축적되는 ‘만성독성’의 경우는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용출물의 종류나 양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과 ‘용기라면의 규격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코팅한 종이용기, 과연 안전할까?
그렇지 않다. 합성수지용기보다 최소 80년은 빨리 분해되고, 유해물질 발생도 적은 종이용기로의 대체는 더 나은 선택인 듯하다. 하지만 종이용기의 경우 종이의 젖는 성질 때문에 겉면에는 비닐수지로, 내부에는 폴리에틸렌(PE)으로 코팅돼 있다. ‘서울시 재활용품 분리배출 길라잡이(2016)’을 살펴보면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에 따라 ‘코팅된 용기면’은 재활용 대상이 아니라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먹고 난 종이용기면도 일반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합성수지용기든 종이용기든 용기면은 ‘오염’ ‘코팅’ 등의 이유로 대다수 폐기물로 처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폐기물로 처리된 일반종이는 분해 기간이 2~5년인데 비해 PE코팅 된 종이용기의 경우 최소 20년 이상 소요된다. 그런데 약 10억개의 종이용기가 매해 폐기물로 쏟아진다면? 일회용 종이컵 사용량까지 합하면? 폐기량은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 이렇듯 합성수지 용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체한 종이용기 역시 ‘환경적 문제’를 품고 있다.

그럼, 다음호에도 계속해서 ‘육개장 사발면과 큰사발의 맛차이’ ‘라면에는 왜 찬밥을 말아 먹어야 더 맛있다고 할까?’ '왜 양은냄비에 끓이면 더 맛있다고 할까?'등 라면에 대한 궁금증과 진실을 계속해서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