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근로여건 개선 등을 요구한 시위에서 시작된 국제기념일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범국민적 성평등 인식을 확산하고자 법정기념일로 공식 지정했지만 ‘여성의 날’이 적힌 달력을 찾기란 쉽지 않다. 날짜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사람들보다 잊고 지나치는 이들이 많은 것은 당연한 현실이다.

여성들이 끊임없이 요구하는 것 중 하나는 ‘성별 임금격차 해소’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국가 중 성별 임금격차 지수가 16년째 1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할 만큼 성불평등 현상이 심각하다.

저출산 시대를 맞아 여성의 사회진출을 촉진하고 지속 가능한 국가발전을 이루려면 양성평등은 시급한 과제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집회ㆍ시위는 모두 6만8천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성차별 문제 등 사회 분야 집회는 2만1천387건으로 전년에 비해 66%증가했다.

여성들이 분노한 채 거리에 나오기를 수천, 수만번 반복 하고 있다. 정부는 보여주기 식 대안만을 세울 게 아니라 여성들의 외침을 귀담아듣고 여성차별 문제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

세계 여성의 날이 백번이 넘게 돌아왔건만 아직 바뀐 것은 크게 없어 보인다. 아직도 여성들은 고용 개선 등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오고 있다. 앞으로의 백년은 또 어떤 모습일까. 여성 인권이 신장돼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