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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나는 나, 너는 너
길서희 기자  |  sh0617@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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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09  11: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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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사는 것을 한자로 쓰면 인간(人間)이 된다. 이는 우리네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사람은 하루에도 수십, 수백의 인간 사이에서 좋든 싫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만 한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관계를 맺는 일에 어려움을 느낀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예외는 아니다.

초ㆍ중ㆍ고등학교 때를 떠올려보면 우리가 만나던 사람들의 폭은 아주 좁았다. 기껏해야 같은 학교, 같은 반 친구들 혹은 같은 학원 친구들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활 반경은 넓어지기 마련이다. 반경이 넓어짐에 따라 마주치는 사람의 수도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 속에서 맺게 되는 관계의 수도 필연적으로 늘어난다. 사람의 성격은 가지각색이다. 잘 맞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맞지 않는 사람도 있는게 당연하다. 하지만 난 맞지 않는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어떻게든 피하려고 항상 잘 맞는 친구와 모든 것을 함께하려 했었다. 안 맞는 사람과 어울리며 대화하는 것에 체력을 쓸 바엔 차라리 혼자 있는게 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나에게 생면부지인 이들이 잔뜩 모여 있는 대학 생활은 걱정 그 자체였다. 심지어 수험생활을 1년 더 한 탓에 합격한 순간부터 새내기의 설렘은 고사하고 ‘학교에 잘 적응을 할 수 있을까?’같은 걱정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나보다 1년 먼저 대학 생활을 시작한 친구들에게 들은, 겉만 번지르르한 인간관계에 데인 경험담은 나를 더욱 겁먹게 하기에 충분했다.

걱정을 품고 시작한 대학 생활에서 나를 의외로 힘들게 한 것은 소통 수단이었다. 상대의 얼굴 표정으로 반응을 봐가며 대화를 이어갈 수 없는 카카오톡은 내게 곤욕이었다. 답장하는 것이 너무 힘들 땐 친구에게 이럴 땐 어찌 답장을 해야 하는 것인지 의견을 구한 적도 있었다. 다른 사람이 내가 이 행동을 했을 때 어떻게 생각할지, 그 생각이 나와 그 사람 간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끝내 진짜 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가면 뒤로 숨는 일도 많았다.

남의 기분을 신경 쓰고 맞춰주는 것에 급급해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챙기는 일은 뒷전이었다. 언젠가 관계를 유지하는 일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을 땐 꽤 큰 충격이었다. 그때까지 해왔던 행동이 배려가 넘치는 일이고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내게 있어서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지금까지 다른 사람의 기분을 맞춰주는 것이 관계를 이어가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여겨왔다. 물론 상대방이 느끼고 있는 감정에 공감하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자신을 괴롭혀가며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누구를 만나든지 ‘나’다운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낯선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에서 오는 두려움, 막막함과 같은 감정들을 많이 떨쳐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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