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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원] 우리의 평생 동반자 미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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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30  09: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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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생명체다. 대표적으로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등이 있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세균의 위험성과 청결, 위생 관념에 대해 지속적으로 교육받고 있다. 어릴 때 봤던 애니메이션(예를 들어, 호빵맨, 코코몽)에서도 늘 ‘세균맨’은 나쁜 일을 하며, 무서운 모습을 가졌다고 각인되면서 자랐다. 청결함과 위생 관념이 감염성 질환을 예방해주고 다양한 질환의 발생을 줄여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화ㆍ도시화와 더불어 과도하게 높아진 위생 기준은 새로운 질병 발생을 만들고 있다. 우리가 교육받던 나쁜 세균은 전체 미생물 중 약 1%(또는 그 이하) 수준이며, 나머지 99%의 미생물과 세균은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주거나, 생활에 도움을 준다.

최근 과학의 발전으로 우리 건강에 미생물이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지가 밝혀지고 있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미생물을 접하며, 평생을 미생물들과 공생한다. 인체에는 세포나 유전자보다 훨씬 많은 미생물 세포 수와 유전자가 존재하며, 우리의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생물이 정상적인 공생을 유지하지 못하면 비만, 당뇨, 장 질환, 알레르기 질환, 정신 질환 등 다양한 질환에 연관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많은 제약회사가 우리 몸의 미생물을 다양한 질환의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비만과 관련된 장내 미생물의 역할도 많이 알려져 있다. 뚱뚱한 사람과 날씬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은 구성이 서로 다르며, 장내 미생물을 바꾸면 동일한 음식을 섭취해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것이 동물 실험에서 밝혀졌다. 비만인 장내 미생물은 섭취한 음식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축적하고 이를 지방세포로 전달한다. 장내 미생물이 비만을 과속화하는 것이다. 에너지를 과도하게 추출, 축적하는 미생물은 과도한 지방질의 음식을 섭취하면 쉽게 우리 몸에 정착 발달된다. 따라서, 비만을 벗어나려면 지방 함유량이 적은 음식을 먹으며, 채식을 하는 일반적인 다이어트 방법이 장내 미생물 교정에도 맞다. 장내 미생물도 늘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다이어트 후 다시 고지방 음식을 섭취하면 비만형 장내 미생물로 돌아간다. 이는 다이어트 후 다시 살이 찌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장내 미생물 변화에는 생각보다 오랜 기간의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우리가 태어난 순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장내 미생물을 발달시킨 세월을 생각해보면, 빠르게 변화되지는 않는다. 물론, 유전 요인도 비만의 원인 중 중요한 요인이나, 이는 쉽게 변화시킬 수 없지만, 장내 미생물은 노력으로 바꿀 수 있다.

높은 위생 관념은 최근 세제, 위생 제품 등에서 항균 작용을 강조하며 세균을 없애주는 제품들의 대중화로 이어진다. 하지만 피부에 상존하는 미생물은 피부 표면을 덮고 있으며, 이들은 면역 상호 작용 및 피부 표면에서 병원균의 침입을 막아주는 일차 방어막 역할을 한다. 이런 제품을 과하게 사용하거나 잦은 샤워를 하면 피부 표면의 미생물이 줄어들거나 사라진다. 표면을 덮고 있던 이들 공생균이 사라진 자리는 병원균들이 침입해 정착하는 공간으로 변한다. 실제로, 아토피 발병 증가는 과도한 위생 관념에 의한 것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많이 발표됐다. 과도한 위생 관념과 습관은 인체의 공생 미생물을 사라지게 해 오히려 병원균에게 침입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너무 높게 설정된 위생 기준을 조금 낮출 필요가 있다.

우리는 미생물과 공생하며 평생을 같이 산다. 이들을 어떤 형태로 가꾸느냐에 따라 우리 건강이 좌우된다. 올바른 미생물 정착을 위한 식습관 개선과 적절한 위생 관념으로 공생자인 미생물과 우리의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김봉수 생명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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