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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만 홍콩인의 분노를 촉발한 ‘범죄인 인도법’ 정리홍콩 행정 장관 선거부터 우산혁명까지
최희수 편집장  |  sushi17@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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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24  16:3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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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잦은 시위로 논란이 되고 있는 홍콩 시위. 그 논란의 중심에는 ‘범죄인 인도법’이 있다. 이는 송환법이라고도 불리며 홍콩이 중국 본토와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용의자를 넘겨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송환법을 이해하려면 우선 범죄인 인도조약을 알아야 한다. '범죄인 인도조약'이란 외국에서 그 국가의 형법 혹은 기타 형사 법규를 위반한 범죄인이 자국으로 도망 온 경우 외국의 청구에 응해 체포한 뒤, 인도할 것을 약속하는 조약이다. 이는 두 나라 사이에 조약이 체결된 경우에 가능한 이야기다. 홍콩하고 중국은 한 나라지만 다른 체제를 운영하는 ‘일국양제’인데 이 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은 상태다. 다시 말해 송환법은 이런 조약이 없더라도 홍콩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중국으로 송환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 법안이 발의된 것은 지난해 2월 대만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이 계기가 됐는데, 20대 홍콩인 남성이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돌아온 사건이다. 홍콩법은 영국의 속지주의(영외 발생 범죄 불처벌)를 따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살인죄를 처벌할 수 없다. 홍콩 정부는 이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올해 초 법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중국, 마카오 등과도 용의자를 소환하고 송환하는 내용을 담았다.

홍콩은 영국, 미국 등 20개국과 인도 조약을 맺었지만 중국과는 아직 조약을 맺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을 악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송환법이 중국 중앙정부의 입맛에 따라 시행될 것을 우려해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체포영장 없이도 사람을 구금하는 것이 가능한 중국 사법 시스템에 대한 불신도 작용하고 있다. 반면 홍콩 정부는 송환법 대상이 살인, 밀수, 탈세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한정된다고 주장하며 중국 입장을 옹호하고 있지만 홍콩인들은 정부의 주장을 믿지 않는 상황이다.

왜 홍콩인들은 홍콩 정부를 믿지 않는 것일까?

홍콩의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 선거는 현재까지 간접 선거(간선제)다. 중국 정부는 1997년, 홍콩인들에게 반환 20주년인 2017년에 홍콩 행정장관 간선제를 직접 선거로 바꿔준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2014년 8월 31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말을 바꾸면서 2014년 9월 분노한 시민들이 우산 혁명을 일으킨다. 홍콩 시민들은 직선제를 포함한 광범위한 민주화를 요구하며 홍콩 도심을 79일 동안 점거했다. 하지만 당시 시위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 오늘날까지 행정장관은 1천2백 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하는 간접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가장 문제인 것은 선거인단 대부분이 홍콩 사람이지만 중국 정부의 편을 들어주고 있어 홍콩인들의 불만이 크다는 것이다. 홍콩 행정장관 후보의 경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승인한 사람만 후보가 될 수 있다. 심지어 친중파가 장악한 선거인단은 중국 중앙정부의 지지를 받는 인물에게 투표하는 상황이다. 사례를 보면 2017년 3월 선거 전 최종 여론조사에서 캐리 람의 지지율은 32.1%로 존 창 전 재무 사장의 지지율인 52.8%에 크게 뒤쳐졌지만 홍콩 간접선거에서 1194명의 선거인단 중 777명의 지지를 받아 캐리 람이 당선된다.

홍콩에서 친중파의 행정장관이 될 때마다 법제도는 현상유지 혹은 오히려 중국이 원하는 방식대로 법이 개정돼 시민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홍콩 정부는 3월 29일 송환법안을 최초 마련하고, 4월 3일 입법회 1차 심의를 거쳐서 6월 12일 2차 심의를 가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6월 9일 100만 시위에 이어 2차 심의 당일인 12일 홍콩 시민 수십 만명이 입법회를 포위하면서 결국 송환법 추진은 무산됐다. 홍콩 정부는 6월 15일 송환법 추진 보류를 발표했지만 홍콩인들은 철폐를 주장하는 중이다.

시위는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지난 12일과 13일에는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까지 점거해 이틀 동안 979편의 항공편이 취소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 열린 11번째 주말 시위는 지난 18일 빅토리아 파크에서 이뤄졌다. 이날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170만 명이 모인 가운데, 참석자들은 송환법의 완전 철폐와 홍콩시민의 참정권 보장 등을 재차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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