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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생의 엠바고를 해제하며
최성훈 기자  |  s_ung9797@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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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1  13: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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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하다 : 남에게 알려서는 안되거나 드러내서는 안되는 태도가 있다.
비밀은 인간의 기초적인 행동 및 도구 가운데 대중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것을 남들에게 감추려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해에 대한 기준은 누구에게 있을까? 판단의 기준은 비밀을 가진 본인이기 때문에 함부로 재단할 수 없다.

엠바고란 한 국가가 특정 국가와 경제교류를 전반적으로 중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언론에서는 ‘어떤 뉴스 기사를 일정 시간까지 그 보도를 유보하는 것’을 말한다. 취재는 하지만 정해진 기간까지는 보도하지 않고 보류하는 것(시한부 보도유보)이다. 엠바고 해제는 취재원이 요청하거나 기자들끼리 합의해 결정한다.

엠바고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순간이 있다. 취재를 보충해 더 정확한 보도를 해야 하는 경우나 국가 안전이나 인명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사건이 진행 중인 경우 등에 한해 사용한다.

2011년 1월 대한민국 해군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대한민국의 삼호 주얼리 호를 소말리아 인근의 아덴만 해상에서 구출한 아덴만 여명 구출사건 당시의 이야기다. 이때 국방부와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인질의 안전과 작전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엠바고에 합의했으나 일부 언론에서 이를 어기고 보도하면서 정부에서 고강도 제재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구에게나 비밀한 인생의 부분이 있다. 본보를 위해 그리고 더 이상 상처받지 않아야 하는 나를 위해 인생의 엠바고를 해지하려한다.

인생에도 엠바고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학창 시절의 나처럼. 어린 시절에는 비밀을 털어놓는 것이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나다운 것이라고 느꼈다. 어느새 ‘쟤는 그런 아이’라는 시선이 내 앞길을 막고 있다고 느꼈고, 그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나의 비밀은 어느새 실시간 검색어를 누르면 흔히 볼 수 있는 어뷰징(인터넷에서 언론사가 클릭수를 늘리기 위해 동일한 제목의 기사를 지속적으로 전송하는 것)기사 마냥 흔하게 널린 가십거리 중 하나가 됐다. 그렇게 엠바고를 지키지 않은 언론 때문에 범인을 놓친 경찰처럼 나는 내 인생을 놓칠 위기에 처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나조차도 본인의 인생이 비밀이 됐다. 일간지에서 엠바고를 걸면 해당 보도면이 백지발행 되듯 내 인생의 한면도 백지가 되고 있었다. 어쩌면 이같은 인생이 겉으로 보기에는 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속에는 무수한 고뇌와 압박이 담겨있다. 내 마음이 그랬다. 그러던 중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굳이 받지 않아도 될 전화지만 나름의 엠바고를 지키고자 했던 한번의 전화가 나의 현재를 바꾸어 놓았다.

모름지기 사람은 솔직해야 한다고 누군가는 말한다. 하지만 굳이 솔직해지라고 강요하고 싶지 않다. 엠바고를 합의하는 나의 판단과 그 합의를 해제하는 용기 있는 결단을 위해 받는 상처들에 하나하나 집착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합의도 파기도 모두 엠바고의 한 부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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