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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그럼에도 출발합니다
최성훈 편집장  |  s_ung9797@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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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18  17: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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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시작과 동시에 나는 양치기 소년이 됐다.

이번 학기부터 야심차게 다시 시작한 학보 인스타그램과 재정비를 마치고 새로 시작한 페이스북 페이지에 발행 광고를 내면서 부터다.

학사일정이 매주 변경되면서 학보 발행 일정 역시 조정될 수 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편집장이라는 책임을 지고 학우들과 교직원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졌다. 그보다 가장 무서웠던 것은 학우들로부터 우리의 존재가 잊혀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언론은 시민들이 선택하고 소비해줘야 진정 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그 누구한테도 읽히지 않는다면 그것은 낙서에 불과하다. 잊히지 않기 위해서 나를 포함한 기자들은 물밑에서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아무도 몰라주지만 출발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었단 말이다.

그 시동을 위한 행동이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됐을 때 격려의 몫도 역시 나에게 있었다. 나는 이 배를 운항해야 하는 선장이기 때문이다. 강제로 휴간을 해야 했던 지난 한달간은 차라리 배가 산으로라도 가길 바랐다. 아무것도 안 할거면 차라리 쓸모 없고 부질없는 짓이라도 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주목은 받을테니까 말이다.

비대면 강의 기간 동안 나는 남몰래 학보 사무실을 방문했다. 대중교통 이용시 다른 사람과 떨어져있고 마스크를 절대 벗지 않았으며, 고열과 기침 등의 증세도 없을 때 말이다.

비대면 강의 무기한 연장 소식이 전해진 그 날도 나는 학보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 주가 원래대로라면 대학측에서 이야기한 비대면 강의 마지막 주간이었기 때문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편집장인 내가 대표로 남아있었던 것이다. 반드시 우리 배는 출발할 것이라는 일종의 신호를 기자들에게 보내고 싶던 마음이 들었기도 했다.

그리고 그 날 나는 나를 믿고 기다려준 기자들에게 보답하고자 온라인 발행을 결정했다. 아무것도 정해진바 없고 그동안 한 번도 시도하려고 조차 않던 일이었다. 나를 믿어준 기자들에게 나도 역시 기자들을 믿고 있다는 일종의 신호를 보낸 것이다.

그래서 본보는 국가적 재난 상황 속에서도 불구하고 출발하려 한다. 누군가에게는 시작이고 누군가에게는 마지막일 이번 학기 학보 생활을 주어진 상황에 순응하며 수동적으로 보내기에는 아깝지 않은가. 또, 기자라는 직책을 달고 활동하면서 언제까지 수동적으로 하라면 하고 말라면 말아야 하는가.

주변의 걱정어린 시선과 굳이 왜 고생하냐는 핀잔에도 우리는 출발하려 한다. 코로나 19로 인류의 끝을 볼 것 같았던 인간들이 사회제도를 통해 서로의 최소한의 자본을 유지시켜주는 제도를 시험하고 자택근무 제도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도전의 국면에 돌입하고 있지 않은가.

사회가 우리에게 잠시만 멈춰달라고 요청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출발하는 이유는 단 우리의 발전을 위해서다. 그리고 기자들을 믿기 때문이다.

 

 

/최성훈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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