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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원] 한번쯤 더 넘어져도 괜찮아… 할 수 있어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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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18  17:5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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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종합기술원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다. 부서내 인사담당자 역할을 한 적이 있다. 인사 부장과 이야기 할 기회가 많았고, 간간히 술자리도 있었다. 이미지 관리가 중요한 삼성에서 인사부장이 고민거리 하나를 술김에 털어 놓았다. 취업사이트나 블로그, 게시판 등에 삼성이 지방대 차별이 심하다는 호소가 많다는 것이다. 인사부장은 지방대 출신인 내게 술잔 가득 채워주며 물었다. “손수석, 입사면접 때 압박하는 질문은 다 하는거 아니야? 하버드를 나왔어도, 자존심 한 번 긁어 보는데… 지방대에 대한 질문 하나만 해도, 왜 그거 때문에 떨어졌다고 하지?” 얘기는 이어졌다. “회사 생활하면서 일류대 나오고 공부 잘 했던 녀석들도, 두 번 세 번 넘어지는데, 지방대 나온 녀석들은 한 번만 넘어져도 지방대 차별이 심하다고 그만둔대.” 퇴사시에 하는 면담에서 곧잘 나오는 말이라고 한다. 인사부장의 그 말은 내 마음에서 쉽게 가시지 않았다.

이후 시간이 좀 흘러 부서의 관리자가 돼 보니, 많은 것이 다시 보였다. 굳이 찾아서 시키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하는 사람도 있었고, 한 가지 일을 하면 한 가지의 보상을 바라는 사람도 있었다. 팀워크 보다는 내게 주어진 일에만 신경 쓰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런 사람들이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조직이 커져서 중간관리자가 필요해졌을 때, 나는 내가 믿을 수 있고, 일을 잘한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선택해야 했다. 누군가를 선택했고, 이에 반감을 가진 누군가가 그만두었다. 이 직원은 퇴직면담에서 “내가 쟤한테 밀린거는 지방대 때문이잖아요!” 라고 단정지었다. 굳이 잡지 않았다. 몇 년 전 인사부장의 이야기가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사회적으로 지방대 출신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예전에 비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답답한 구석이 많다. 이는 별도로 논의해야 하고 다각적으로 노력해야할 부분이다. 그러나, 학생 개개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부딪히지 않으면 뚫리지 않는다. 사회에는 생각보다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얼마전 학생 하나가 찾아와 “이번 학기 모든 과목이 A인데, 교수님 과목 하나가 B여서, 입사면접에서 불리할 것이다”며 호소한 적이 있다. 기업의 인사 담당자에게 “이 과목이 왜 B인가”하는 질문을 받으면 공격이라 생각하지 말고 “보시다시피 학점 잘 주는 과목 쫓아다니지 않고, 제게 필요한 과목 들었습니다. 조금 부족했는지 성적이 좋지 않지만, 그 과목에서 가장 많이 배웠습니다.”라고 답하라고 했다. 인사담당자는 성적이 나쁜 이유가 궁금한 것이 아니다. 이런 태도를 보고 싶은 것이다.

열린 마음을 가진 이는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을 원한다. 쉽게 소통할 수 있고, 상대의 마음을 읽고 도와주려 노력하며, 좌절을 겪어도 다시 일어설 것을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하기에, 함께 가고자 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제1원칙이 ‘인성’이며, 인성은 바로 이런 태도에서 드러난다. 넘어질 수 있다. 누구나 여러 번 넘어진다. 원래 그런 것이다 생각하면 조금 덜 힘들지 않을까? 남들보다 한 번 더 일어서는 것이 경쟁력이다.

/데이터과학융합스쿨 손대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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