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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원] 우울증이 알레르기약 때문일까?송홍지 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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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02  11: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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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꽃들과 햇살이 눈부신 4월이었다. 그런데 이 찬란한 계절에 '4월은 잔인한 달, T.S. Eliot'의 시처럼 문득 왜 나는 우울한가' 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우울감이나 수면장애의 원인이 호르몬의 영향일 수도 있고, 실연의 아픔일 수도 있고, 우리가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직면한 어려움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원인이 우리가 복용하는 약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난 3월 초 천식과 알레르기 약인 싱귤레어(몬테루카스트)의 우울증, 수면장애, 초조, 자살 시도 등의 약물유해반응 위험을 알리는 블랙박스 경고(black box warning)에 대한 미국 FDA MedWatch 이메일을 받았다.

블랙박스 경고라는 것은 약물 포장 박스에 검은 테두리로 강조해 눈에 잘 보이도록 설명한 최고 단계의 약물유해반응 정보를 의미한다. 우리가 약을 사면, 포장 박스 안에 잘 접힌 종이에 깨알 같은 글씨의 설명서가 있다. 이번에 블랙박스 경고에 들어간 약물유해반응 정보는 2008년 이후 이미 그 설명서에 포함이 돼있었지만, 아마 이를 꼼꼼히 읽어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특별히 중요한 약물유해반응에 대해서는 블랙박스 경고라는 조치를 통해 해당 약물유해반응을 예방할 수 있도록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좀 더 강력한 방법으로 그 정보를 주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가 약에 대해서 기대하는 것은 효과이고, 그 약의 유해반응은 환자나 의사 모두 겪고 싶지 않은 부정적인 측면이다. 과거에는 신약개발이나 약의 효과에 대한 연구에 비해 약물유해반응에 대한 적극적인 발견이나 연구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신약 개발과 허가 과정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도 시판 후 많은 환자가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시판 전 임상시험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약물유해반응이 발견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비만치료제인 로카세린을 비롯해 2010년 시부트라민, 2000년대 시사프라이드, 세리바스타틴, 로페콕시브 등 엄청난 개발비를 들여서 만든 약들이 시판 후 발견된 약물유해반응으로 인해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약물유해반응을 예방하거나 줄이는 것은 무엇보다도 환자 안전 측면에서 중요할 뿐 아니라 2017년 OECD 환자 안전 경제성 평가에서 국가와 세계적 수준으로 볼 때 막대한 보건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그러면 이 중요한 일을 누가 해야 하는가? 약물유해반응의 예방과 관리, 연구는 보건의료 종사자뿐 아니라 그 약을 소비하는 소비자인 우리 모두의 몫이다. 우리는 의약품 안전관리에 있어서 소비자이기도 하고, 연구자로서도 참여할 수도 있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면, 여러 원인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혹시 새로 복용하게 된 약과 관련될 가능성은 없는지를 약을 처방한 주치의와 논의를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과의 원인적 연관성이 확실하게 증명되지 않은 증상이나 징후를 “의약품이상사례”라고 하고, 이를 누구든지 식약처 산하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Korea Institute of Drug Safety & Risk Management, KIDS)에 보고할 수 있다. 이 자료는 의약품이상사례보고시스템(Korea Adverse Event Reporting System, KAERS)에 축적돼 실마리정보 및 연관성 분석을 통해서 의약품 안전성 정보가 생성되고, 이는 국제약물모니터링프로그램을 통해 세계보건기구 약물감시에도 기여하게 된다.

의약품부작용보고원시자료(KIDS KAERS Database, KIDS-KD)를 분석해보고 싶다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안전정보공개(https://open.drugsafe.or.kr)사이트를 통해 요청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이 과거보다 용이하고 활발해지면서, 이를 이용한 의약품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연구가 더 활발해질 것이 예상되고, 이는 보건의료 인력뿐 아니라 데이터전문가, 통계학자, 그리고 소비자 그룹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우리 국민의 안전한 약물 사용에 기여할 수 있다.

/의학 송홍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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