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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망망대해에서 만난 세상
강수민 부장기자  |  sumin0320@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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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16  16: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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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의 설렘은 비행기를 타는 공항에서부터 시작된다. 

설렘을 가득 안고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 올라타면 진짜 여행이 시작되는 느낌이다. 온몸을 떨게 만드는 이륙 전 기내진동, 이륙과 함께 붕 떠버리는 몸과 마음, 그리고 창문 너머로 보이는 작은 세상까지. 이렇게 우리는 낯선 여행지로의 설레는 출발을 기내에서 맞이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번쯤 하늘이 아닌 바다를 가로질러 먼 여행을 떠나면 어떨까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사실 나도 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정말 예기치 않게 크루즈 여행의 기회가 찾아왔을 뿐.

그건 바로 도내 대학에 다니는 ‘로타랙트 (전국연합 봉사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떠나는 여행이었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 처음 크루즈를 타고 처음 떠나보는 유럽여행. 모든 것이 지극히 ‘처음’이라 여행을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선뜻 기회를 잡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언제 또 바다를 가로질러 여행을 가보랴? 23살, 젊은 몸과 마음만을 믿고 덥석 기회를 잡았다. 

첫 유럽여행. 공항이었다면 여유롭게 면세점을 둘러볼 시간에 항구에선 뱃멀미를 대비해 멀미약과 혹시 모를 불상사를 위한 비닐봉지를 준비해야 했다. 친구들과 어색한 인사를 나누며 설렘 반, 호기심 반으로 흔들리는 크루즈에 올라타니 이제 진짜 여행이 시작되는구나 싶었다. 장장 22시간을 함께해야 할 공간은 어색한 설렘으로 가득 찼다. 

멀미에는 잠이 최고다. 점심을 먹고 한숨 푹 자고 일어났더니 밤바다를 배경으로 선상파티가 한창이었다. 삼삼오오 모여 보드카를 마시는 외국인들. 마냥 어색해 보이더니 술잔을 기울이며 어느새 친해진 친구들. 그리고 그 위를 수놓던 밤하늘의 별들. 시끄러운 파티장 가운데서 밝게 빛나는 별을 올려다보니 말이 필요 없는 광경이었다. 태어나서 그렇게 아름다운 밤하늘은 처음 봤다. 마치 나와 하늘 둘만이 존재하는 느낌이 들었다. 

벤치에 드러누워 하늘을 보고 또 봐도 별밖에 없는 까만 하늘이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었다. 까만 바다 한가운데 부는 비릿한 바다내음 가득한 거친 바람도 그 순간을 장식하는 선물처럼 느껴졌다. 그 순간을 내 눈과 피부로 오롯이 만끽하려고 노력했다. 

아침을 맞은 바다는 어젯밤과 달리 고요히 반짝였다. 그 반짝임 너머로 희미하게 보이는 블라디보스톡 역은 반갑기 그지없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었지만, 꼬박 하루를 달려 온 탓인지 벅찬 감정이 들었다. 

누군가 인생은 기회라고 했던가. 복잡하게 고민을 하지 않고 훌쩍 떠난 여행이 최고의 여행이 된 것처럼 앞으로도 어떤 기회가 나를 두드릴 때, 고민보다는 Go를 하는 내가 그리고 여러분이 되길 바란다. 우연한 기회 속에 청춘인 우리가 찾고 있는 답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강수민 편집부 부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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