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문제는 지난 7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재단의 회계 문제 등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붉어졌다. 이 할머니는 대구 한 찻집에서 열린 회견을 통해 “성금과 기금 등이 모이면 할머니들에게 써야 하는데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미향 21대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SNS를 통해 “재단 회계는 철저하게 관리하고, 감사받고, 보고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할머니들께 드린 지원금 등의 영수증은 할머니들의 지장이 찍힌 채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연 역시 지난 8일 공식 입장문 발표해 “ 사용 내역을 회계감사를 통해 검증받고 절차에 따라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단은 후원금을 피해 할머니 지원, 위안부 문제 국제사회 인식 제고를 위한 활동, 피해자 소송지원, 관련 콘텐츠 제작 사업 등에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정의연은 지난 11일에 추가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 ‘인권재단 사람’에서 열린 회견에서 이나영 이사장은 지난 30년간 가족같이 지낸 할머니께 원치 않은 마음의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경희 사무총장은 “피해자 지원사업은 건강치료지원, 인권·명예회복 활동, 정기방문, 외출동행, 쉼터 운영 등으로 수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이사장은 “지난 30년간 피해자와 활동가들이 일궈낸 세계사적 인권운동사를 이런 식으로 훼손할 수 있냐”며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때 용감한 피해자와 헌신적인 활동가·연구자들이 이 운동을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당선자와 재단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의연과 그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회계 문제에 대한 논란은 식지 않고 있다. 안성에 마련된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을 7억 5천만원에 매입했다가 지난달 4억 2천만원에 매각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어 윤당선인의 아버지를 쉼터 관리인으로 고용해 임금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기부금을 횡령했다는 의혹과 그의 딸 유학 비용 역시 재단 운영금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지난 20일 오후부터 21일 새벽까지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지난 22일에는 마포구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지난 22일 윤당선인이 활동했던 정대협의 비리 의혹을 추가로 제기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당 내부에서 제기되는 윤당선인 사퇴론을 두고 “중심을 잡고 지켜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당의 의견을 내야 한다”며 “개별적으로 의견을 분출하지 말라”고 신중한 대응 기조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