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세상의 격변을 얘기들 한다. 기원전 기원후처럼, BC(Before Corona19), AC(After Corona)와 같은 재치있는 구분도 나온다. 상당한 과학적 근거들이 코로나19는 무분별한 개발과 파괴를 일삼은 탐욕적인 현대인류 문명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라고 말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대학도 코로나사태로 갑작스럽게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면서 대학의 존재 이유, 대학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하는 대학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되물음을 당하고 있다.

우리 대학 대표 언론인 한림학보는 이번학기 코로나19 사태로 뒤늦게 4월20일 706호를 낸 이후 이번 712호까지 모두 7차례 온라인판을 냈다. 매호마다 편집장을 비롯한 학보사 기자들의 순발력있는 대응과 성실한 취재 편집의 노고가 읽혀서 좋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코로나19가 한림학보에게도 존재이유를 묻고, 변화의 과제를 던져주고 있음을 느낀다. 무엇보다 이번학기 온라인판 한림학보의 존재를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얼마나 인지하고 있었을까?

이번학기 첫호인 4월20일판은 1면 머리기사 <사상초유 코로나19 사태, 혼란과 변동 속 우리 대학은?> 등을 통해 코로나사태로 인한 우리 대학의 원격수업 시행과 교수와 학생들의 애환을 종합해서 잘 다뤘다. 한림학보는 이밖에 초기 원격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민원,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 학교와 자취방 이용 학생 문제 등 코로나19로 인한 대학내외의 문제를 성실하게 취재, 보도했다.

첫호 2면 <노르웨이 교환학생 “여기도 ‘줌’ 수업해요”>를 비롯해 4회에 걸친 교환학생의 원격수업 체험 특집 기사는 신선하고 탁월한 기획기사였다. 특집기사는 이번학기 교환학생 41명을 복귀 17명, 귀국해서 온라인 수업 11명, 현지 체류 13명으로 분류하고 이들 교환학생의 외국대학 경험을 전달해줌으로써 독자들의 시야를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해줬다.

편집과 기사쓰기에 관한 몇가지 문제점이 발견됐다. 4월27일자 1면 톱기사 제목은 <변화하는 캠퍼스, 학우들 맞이하기 위한 준비 중>으로 마치 일부 대면 수업을 위한 학교측의 준비를 보도하는 것처럼 했으나, 기사 내용은 크린 존 흡연구역 개편, 방지턱 보수, 박물관 이전 등 이미 계획된 시설보수 공사였다. 5월25일자 1면 톱기사를 현장실습 우수 수기 공모전으로 올렸는데 이것이 머리기사가 될 만한지 의문이다. 4월27일자 2면 <비대면 강의 장기전, 자취 학우들은 어디로?> 기사는 기사 제목과 주제와 동떨어진 채, 자취방 학우들이 “심심하고 결국 친구들과 술집으로 발길을 돌린다”는 식으로 근거도 없이 주장으로 흘러 버렸다. 몇몇 기사들은 중요한 정보들로 체계적으로 구성되기 보다는 지엽말단적인 정보들이 산재하는 식으로 글쓰기가 이뤄지는 문제점을 보였다.

위기는 기회! 포스트코로나 시대, 한림학보의 존재이유와 역할은 무엇인지 깊이있게 성찰해보고 바람직한 변화를 도모할 수 있기를 바란다.  

/미디어스쿨 최영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