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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의 인문학] 노란색 ‘스폰지밥’의 바닷속 집은 파인애플‘솔방울(파인)’ 닮은 ‘사과(애플)’ 맛이 ‘파인애플’의 어원 파인애플 농장서 일한 한인들 임금은 독립자금 되기도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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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06  12: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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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 과육의 수위를 다투는 파인애플과 두리안. 하지만 가격에서는 파인애플이 1개(보통 1KG)에 5천원 안 팎인데 반해, 두리안(보통 3~4KG)은 3~4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다. 둘 다 열대 지방 과일이며 파인애플은 동남아시 아에서도 개당 500원에 불과하지만 두리안은 1만원을 훌쩍 넘는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노란 과육에 있어서는 망고와 함께 1, 2위를 다투는 과일.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이지만 아메리카보다 말레이반도와 타이완, 그리고 하와이에서 더욱 널리 재배되는 과일이 파인애플이다. 그런 파인애플은 바나나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제주도와 강원도 등에서 재배되고 있는 열대 과일이기도 하다.

참고로 파인애플은 옥수수처럼 지력(地力)을 빨리 소모시키기에 경작지를 5~6년에 한 번은 바꿔줘야 한다. 그렇게 경작지의 영양분을 깡그리 빨아들여서 그런지 파인애플의 겉모습은 단단한 껍질과 가시로 무장해 난공불락의 대상으로 여겨질 정도다. 그래서일까? 미국 애니메이션 ‘스폰지밥’에서는 주인공 스폰지밥의 바닷속 집이 파인애플이다. 배 위에서 떨어진 파인애플의 속을 파 만든 주인공의 집은 외부에서 쉽게 침입할 수 없는 천연의 요새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바닷물에 변색됐는지 그의 집 색깔은 주황색에 가깝다. 그래도 스폰지밥 자체가 노란색인 것을 보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노란색의 인연이 보통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파인애플은 다른 과일들과 달리, 대부분 통조림으로 소비된다. 더불어, 파인애플 통조림의 40%는 미국 하와이에서 생산된다고 하니, 경상남북도 정도의 크기에 불과한 하와이의 저력이 놀랍기만 하다. 이왕 파인애플 통조림 이야기가 나왔으니 덧붙이자면, 필자가 좋아하는 홍콩 영화, ‘중경삼림’에도 파인애플 통조림이 등장한다. 옴니버스식 전개가 특징인 이 작품에서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경찰 223’로 등장하는 금성무인데 유통 기한이 1994년 5월 1일자인 파인애플 통조림을 모으고 있다. 파인애플 통조림을 좋아하는 자신의 연인이 헤어질 때 5월 1일까지 시간을 갖자고 했기 때문. 하지만 실연을 당하고 만 그는 술집에서 우연히 만난 마약밀매 중개인인 임청하에게 대뜸 “파인애플 통조림, 좋아하세요?”라며 말문을 건넨다.

노란 파인애플은 또한, 한민족의 애환과 염원이 서린 한(恨)의 과일이기도 하다. 역사를 살펴보면, 한인들의 미국 이민은 1903년 1월, 102명의 한인들이 하와이의 호놀룰루 항에 도착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당시는 아직 조선이 망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조선인들의 첫 집단 도미(渡美)였던 것이다. 이후 1905년까지 약 7천명의 한인들이 하와이를 거쳐 북미 지역과 멕시코, 쿠바 등지로 퍼져 나갔으며 많은 경우, 사탕수수와 파인애플 농장에서 중노동을 수행해야 했다. 그래도 억척같은 생명력과 불굴의 근성으로 타의추종을 불허한 한인들이었기에 곧 공동체를 결성해 독립운동단체를 발족시키고 독립운동 자금까지 걷어 조국에 보낸 애국자들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 도산 안창호 선생이었다. 그렇게 볼 때, 미주 한인들의 피땀이 서린 돈은 억센 파인애플 가시에 찔려 가며 번 소중한 돈이었다. 더불어 동포들의 눈물 젖은 임금은 조국의 광복을 위한 독립자금으로 쓰였다.

덧붙이자면, 파인애플은 영어권 국가와 영어권 국가에 영향을 받은 나라들이 주로 사용하는 단어이며, 그 외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아나나스(Ananas)’ 또는 이와 비슷한 발음으로 부른다. 참고로, ‘아나나스’는 파인애플을 속명(屬名)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파인애플은 원래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재배되던 과일인데 원주민들이 붙인 이름을 포르투갈인들이 따라 부르면서 널리 퍼지게 됐다. 하지만 파인애플은 이후, 영국으로 건너가면서 솔방울과 닮은 가운데 맛은 사과와 비슷하다고 해서 솔방울의 ‘파인’과 사과의 ‘애플’이 합쳐지며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한편 과일의 황제, 두리안 역시, 다른 경쟁자들에게 절대 뒤지지 않는 노란색 과육을 자랑하는 슈퍼푸드다. 맛과 냄새 모두에서 가장 강한 개성을 자랑하기에 ‘슈퍼’라는 이름이 결코 아깝지 않은 이유에서다. ‘천국의 맛’과 ‘지옥의 냄새’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알려진 두리안은 필자 역시, 아직 먹어본 경험이 없는 과일이다. 여러 웹사이트와 유튜브를 통해 알아보니 양파 썩은 냄새를 지니고 있어 호텔 등 공공장소에서는 지닐 수조차 없는 과일이란다. 그런 두리안의 삶은 고구마 같은 식감에 맛은 땅콩버터 같다는 게 인터넷을 통해 찾은 네티즌들의 중론(衆論)이다. 참, 두리안은 과일의 천국, 동남아시아에서도 가장 비싼 과일에 해당하기에 일반인들은 쉽게 먹을 수조차 없는 넘사벽 과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일반인들은 감히 시도도 하지 말라는 듯, 외양부터가 철갑 가시를 두른 듯한 엄청난 위압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국기에서부터 노란 색깔이 넘쳐흐르는 동남아에서는 과일뿐 아니라 음식도 노란 경우가 대단히 많다. 특히 태국의 경우는 남부로 갈수록 음식이 더욱 노래지면서 맵기도 상상 이상으로 강해진단다.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파이터’에 나오는 이야기다.

그럼, 이것으로 이번 학기 ‘색깔의 인문학’을 마치도록 하겠다. 모두들 기말고사 잘 치르고 방학 알차게 보내기 바라며 기회가 닿는다면 가을학기에는 노란 바다, 황해(黃海)와 노란 강, 황하(黃河)의 나라, 중국으로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다.

/심훈 미디어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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