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교양
[색깔의 인문학] ‘적(赤)’, ‘자(紫)’, ‘홍(紅)’ 같은 붉은 색에 비해 단 하나의 글자만 존재하는 색, ‘누를 황(黃)’황하, 황해, 황사도 중국을 대표하는 노랑들 또 중국 역사의 시조는 노란색의 황제(黃帝)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8.29  13:14:1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 한반도와 중국 사이에 놓인 바다가 황해(YELLOW SEA)이다. 한데 위성 사진을 통해 본 황해 온통 황사로 뒤덮여 있다. 이래저래 노란색이 넘쳐나는 곳이 중국과 황해인 셈이다. (출처: 위키피디아 커먼스)

무더위 속에 어느덧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8월말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을 학기에는 잠잠해질줄 알았건만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어쩌랴? 쇼는 무대에 올려야 하고 학생은 마땅히 공부해야 하는 법. 비단, 학생뿐만이 아니다. 교원도 직원도 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런 호학(好學)의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성숙하고 한결 단단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터. 이에 이번에도 「한림학보」의 도움을 받아, ‘색깔의 인문학’을 지난 학기에 이어 연재하도록 하겠다. 다행히 독서의 계절이기도 하니 머리도 식힐 겸 재미있게 읽어주기 바랄 뿐이다. 그럼, 봄에 마저 못한 노란색 이야기를 두 번에 걸쳐 마저 끝내고 검은색으로 넘어가도록 하겠다. 가을학기 개강호의 색깔 인문학은 노란색의 나라, 중국 이야기다. -편집자 주-

붉은 색에 관한 한자어가 붉을 ‘적(赤)’, 붉을 ‘자(紫)’, 붉을 ‘혁(爀)’, 붉은 ‘주(朱)’ 등 여럿 있는 것과 달리, 노란색을 일컫는 한자어는 하나뿐이다. 이름 하여 ‘누를 황(黃)’이 그것이다. 천자문에서 두번째로 등장하는 색으로, ‘천지현황 우주홍황(天地玄黃 宇宙洪荒’: 하늘은 검고, 땅은 누러며 우주는 넓고 거칠다)이라고 읊조릴 때 등장하는 색이다.

한자어를 살펴보면 ‘누를 황(黃)’은 옥(玉)을 실로 꿴 형상의 상형문자이다. 보다 자세히 말하자면, 옥을 실로 꿴 다음에 매듭을 지은 자락이 두 갈래 아래쪽으로 늘어진 장식이 거북이 등껍질이나 뼈 조각에 새겨졌던 ‘누를 황’의 최초 모습이었다. 이후, 세월의 변천 속에 조금씩 자형(字形)이 변하며 오늘날의 모양으로 완성됐고. 그렇다면, 옥 매듭 장식이 ‘누를 황(黃)’자로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고대 중국에서 옥 가운데에서 최고의 옥이 노란색이요, 황색의 옥이 장식의 으뜸으로 활용됐기 때문이다. 노란 옥은 이후 중국 황실의 상징으로 등극하며 황제의 독점색이 됐다. 실제로 중국에서 가장 빛나는 색인 황색은 천자인 제왕에게만 허용될 뿐, 백성들은 물론 귀족조차도 황색 옷을 입을 수가 없었다.

‘누를 황(黃)’은 중국 지명에서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글자에 속한다. 일례로, 우리나라의 한강에 해당하는 강이 노란 강인 황하(黃河)이며 중국 앞바다는 노란 바다인 황해(黃海), 중국에서 불어오는 모래 바람은 노란 모래 바람, 황사(黃砂)이다. 참고로 세계 최고 길이의 강은 브라질의 아마존으로 약 7천km에 달하며 황하는 약 5천 500km로 세계 6위에 속한다. 인상적인 사실은 양자강도 6천 300km로 세계 3위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볼 때, 세계 3위와 6위의 강을 지닌 수력(水力) 국가가 중국이다. 하지만 양자강이 중국 역사에서는 주류가 아니며 이미 하나라와 은나라, 주나라, 진나라 모두 황하를 중심으로 발원했기에 중국인들의 강은 뭐니뭐니해도 황하가 으뜸이다. 덧붙이자면, 강을 뜻하는 한자어 하(河)는 원래 황하를 일컫던 고유명사였다. 하(河)는 몽골어에서 온 외래어로 알려져 있으며, 그 때문에 지금도 황하 유역에 있는 강들은 하(河)를 접미사로 사용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와 함께, 황하가 운반한 흙으로 바다 색깔이 노랗게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바다 이름이 황해이다. 영어 이름 또한 ‘옐로우 씨(YELLOW SEA)’로 세계에서는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바다 이름이다. 아, 그러고 보니 중동 북쪽에는 검은 바다인 흑해, 남쪽엔 붉은 바다인 홍해가 있는 것 또한 이색적이다. 이래저래 색깔 있는 바다를 지닌 아시아라고나 할까?

중국 신화 속에서도 노란 색의 존엄과 위용은 차고 넘친다. 중국의 전설적인 임금인 삼황(三皇)으로는 수인씨, 복희씨, 신농씨가 있으며 다섯 명의 제왕인 오제(五帝)로는 황제, 전욱, 제곡, 요, 순이 있는데 오제 가운데 첫 번째 인물이 바로 ‘황제(黃帝)’이다. 물론 천자를 의미하는 한자어 황제(皇帝)와 발음만 같을 뿐이며 한자어는 노란색의 제왕을 의미하는 ‘황제(黃帝)’이다. ‘황제(黃帝)’는 본명이 헌원인데 황토색 중국 대륙의 패자(覇者)로서 중국 역사가 사마천에 의해 중국 역사의 진정한 시조이자 중국 민족의 조상으로 떠받들여진다. 앞선 삼황이 신화적 요소가 강하기에 사마천은 필생의 역작,「사기」(史記)에서 이들을 제외했지만 이후의 다섯 제왕은 ‘오제본기(五帝本紀)’를 통해 가장 먼저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단군 왕검에 해당하는 이가 황제 헌원이라고나 할까?

한편, 중국 전설 속의 신마(神馬)는 비황(飛黃)으로 불리고 있다. 전설 속 나라인 백민국(白民國)에 있다는 비황은 여우같은 생김새에 등에는 뿔이 두 개 있으며, 바람처럼 날아다녀 흡사 유니콘을 모티브로 삼은 듯한 느낌마저 준다. 이 비황을 타게 되면 2천살까지 살 수 있다고 한다. 요즘에는 신분이 급작스럽게 상승했거나 갑자기 부자가 된 경우, 권력을 지니게 되었을 경우를 비유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단다. 하지만, 중국의 포털사이트인 ‘바이두(白度)’를 뒤져 보아도 신화 속의 말인지라 이미지가 제대로 나와 있는 것이 없어 노란색의 몸통을 지녔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노란색을 둘러싼 중국 황실의 애착과 이를 탐한 반역자들에 대한 일화로 노란색의 마지막 이야기를 끝내도록 하겠다. 모두들, 건강 잘 챙기기 바란다.

/심훈 미디어스쿨 교수

   
 
한림학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기기사
1
[보도] 전공박람회, 53개 전공 1천여명 상담 진행
2
[보도] 학생생활관 1인 사생실 시범 운영
3
[보도] 해외 취업의 길잡이 ‘글로벌 주간’ 특강
4
[보도] 한강을 따라 인문학을 되짚어 보다
5
[보도] “자기 삶의 주체가 돼 방향성 잡아가야”
6
[보도]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25일, 명사특강 열려
7
[기획] 전공능력 중심 교육체계, ‘Hi FIVE’ 운영된다
8
[보도] 동아리들의 잔치 ‘클립 오락관’
9
[보도] 봉사시간 채우고 학점 받자 ‘자율형봉사인증’
10
[시사] ‘루나ㆍ테라’ 폭락… 무너지는 코인 시장
신문사소개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24252 강원도 춘천시 한림대학길 1 캠퍼스라이프센터 9-308호 한림학보사
제보 및 문의 : news@hallym.ac.kr / 033-248-287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지혜수(간사)
Copyright © 2005 한림학보. All rights reserved. news@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