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일송기념도서관에서 김용선 사학 명예교수의 북콘서트가 개최됐다. 사진 김영경 기자

지난 18일 김용선 사학 명예교수의 ‘배를 타고 어디로’ 강연이 개최됐다.

강연은 우리 대학 일송기념도서관 4층 세미나실에서 진행됐으며 교수와 학우들 총 30명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김 교수는 강연장에서 고려사를 주제로 삶의 교훈과 양질의 공부법을 전달하며 학우들에게 울림을 줬다. ‘그대를 남포에서 보내며’ 라는 주제로 고려시대 정지상의 삶을 빗대어 교훈을 남겼다. 정지상이 기록한 「송인」 시에는 대동강 남포에서 배를 타고 개경으로 향해 과거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를 통해 고려시대의 중앙집권적 문벌귀족사회임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출세를 위해 수도인 개경으로 과거를 치르고자 상경하는 것과 현재 서울에 사람들이 교육을 위해 모이는 것이 흡사하다 주장했다. 이어 사람들이 사는 모습과 출세욕은 비슷함을 강조하며 그 삶 속에서 우리는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아야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또한, 그는 ‘황천길은 멀고먼데’의 주제로 고려시대의 ‘특수함’을 주장했다. 최윤의 부부의 묘지명에 기록된 이야기로 강연이 이뤄졌는데, 묘지명에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부인은 생시에 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등 유교식 합리주의 사고를 지녔다. 하지만 남편은 부인이 죽은 후 저승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그 세계는 부처나 신선이 다스리는 세상임을 꿈꾼다. 이는 불교와 도교의 내세관이 복합적으로 공존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에 따르면 고려시대는 불교, 유교, 도교가 혼재돼있어 개방성과 포용성을 보여준다.

고려시대가 갖는 매력을 묻는 질문에 그는 “고려시대는 다른 시대와 달리 ‘자유로움’이 겸비된 나라다. 물론 신분제이자 귀족사회지만 통일 후 신라계 귀족이나 후백제, 발해 유민들을 고용하고 고위직에 등용하며 자유로움을 추구했다”며 고려사의 매력을 전했다.

그는 인간을 지적 호기심을 가진 동물로 정의했다. 또한, ‘역사’라는 학문은 인간이 써내려가는 것이므로 인간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역사 공부 이외에도 인과관계를 중시하며 ‘왜 일어났는가?’에 대한 궁금증과 결과를 도출해내고 상상력을 첨가한다면, 양질의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한편, 그는 우리 대학 사학과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고려사 연구의 대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