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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리는 빵과 장미를 원한다
박지현 부장기자  |  jihyun@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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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3.06  14:2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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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가 발행된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여성의 날을 맞아 기자수첩에서 이를 다뤄보려 한다. 참고로 이주 문화면에서는 여성의 날 특집으로 본보 기자들이 추천하는 여성 서사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1908년 3월 8일, 약 1만5천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뉴욕 루트커스 광장에 모였다. 이들은 작업장에서 화재로 숨진 여성 노동자들을 기리며 자신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일어났다.

당시 미국 여성 노동자는 열악한 환경에서 하루에도 12~14시간씩 일하면서 남성보다 낮은 임금을 받았다. 심지어 선거권이나 노동조합 결성 자유 등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상태였다.

이 시위에서 여성 노동자들은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다. 여기서 빵은 남성 임금의 절반밖에 받지 못했던 여성의 생존권을 의미한다. 장미는 그동안 남성에게만 부여됐던 참정권을 여성에게도 제공해 앞으로 여성도 정치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이날 벌어진 시위를 계기로 1909년 2월 28일, 미국에서 최초로 ‘여성의 날’이 선포됐다. 이후 1911년 독일, 오스트리아 등의 다양한 국가에서도 세계 여성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이에 유엔은 1975년을 ‘세계 여성의 해’로 지정하고 1977년 3월 8일을 특정해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화했다.

그렇다면 여성 인권의 현주소는 어떨까. 여성의 날이 만들어진 지 11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여성은 남성과 비교했을 때 평등한 지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성차별이 존재한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발표한 2020년 서울시 성인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여성의 평균 임금은 221.9만원, 남성의 평균 임금은 344.3만원으로 성별 임금 격차가 35.6%다. 성별 임금 격차가 2015년에 36.6%, 2017년에 37%인 것을 보면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것이다. 또한 미성년자 성 착취 영상을 공유한 N번방 운영자가 집행유예를 받고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 다크웹 운영자의 미국 송환이 기각되는 등 성범죄자 처벌에 관대하다. 사회는 여전히 활개 치는 성범죄로부터 여성을 지켜주지 못한다.

여성 차별이 만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해선 안 된다.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세계 여성의 날 조직위원회는 올해 캠페인 주제로 #ChooseToChallenge를 내세웠다. 이는 ‘도전을 선택하자’라는 뜻으로 일상 속 성불평등과 고정관념에 굴하지 않고 목소리를 내며 성평등 확산을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다. 더불어 ‘우리는 젠더 편견과 불평등을 고발할 수 있고 여성의 성취를 찾아 기념할 수 있다’면서 ‘도전할 때 변화가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 빵과 장미를 내어줄 이는 없을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스스로 빵과 장미를 쟁취해야 한다. 2021년 세계 여성의 날에는 평소보다 진중한 태도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자.

 

/박지현 사진부 부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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