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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생은 목적 없는 여행지
최유정 기자  |  yoojung@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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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3.27  1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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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4월 한 여성이 혼자 캐나다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그는 쉬지 않고 일을 해 누구에게도 손 벌리지 않으려 했다. 유능한 언어 실력을 갖춘 것도 아니며, 그곳에 아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잠시 쉬고 싶어서 떠난 여행에서 약 1년 8개월을 보냈다. 남들 모두가 IMF로 힘든 상황에 마주쳤을 때, 이 여성은 아무것도 모르고 타지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며 하루하루 여유롭고 즐거운 날들을 보냈다. 이 여행은 그의 인생에 있어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이자 그가 혼자 다녀온 마지막 여행이 됐다.

여성은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을 했고 사랑스러운 두 딸을 낳았다. 이후, 두 딸과 함께 캐나다로 향했다. 과거 자신이 여행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날들을 그리워하면서도 새롭게 변화된 모습을 보며, 두 딸과 함께 추억을 만들고 있는 것에 기뻐 보였다. 그리고 엄마는 나에게 말했다. “너도 꼭 엄마처럼 혼자 여행을 가보면 좋겠어.”

내가 처음으로 혼자 갈 여행지는 캐나다이다. 캐나다로 정한 이유는 엄마의 영향이 크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캐나다에 대한 로망을 가졌다. 친구들이 유럽 여행을 꿈꿀 때 혼자 캐나다 자유여행을 꿈꿨다.

16살, 가족과 함께 간 밴쿠버는 아직도 꿈만 같다. 처음으로 멀리 가본 해외이자 엄마가 이야기해 준 여행지라 그런지 여행하는 내내 동화 속에 있는 것 같았다. 짧은 여행이라 아쉬웠지만 몇 년 후 다시 오기를 계획한 곳이기 때문에 다음이 더 기대되는 여행이었다.

‘대학생이 되면 엄마처럼 혼자 여행 가야지’라고 꿈꿨다. 1년 전까지만 해도 그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나의 여행 일정은 아직도 계획에만 머물러 있다. 졸업을 1년 앞두고 휴학과 동시에 캐나다로 장기 여행을 계획했다. 예정대로라면 2021년 3월 말, 지금쯤 나는 장기 여행을 위해 짐을 꾸려야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모든 계획이 물거품 됐다. 결국 휴학을 포기하고 막연하게 평범한 대학생활을 준비하던 도중, 사진기자로서 학보에 들어오게 됐다. 생각지 못했던 일이기에 걱정이 앞섰지만,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고 생각했다.

내가 늦게 학보에 들어와 사진부 기자로 활동할 줄 몰랐던 것처럼 사람에겐 뜻밖의 기회가 주어진다. 허무하게 계획으로만 남은 나의 꿈은 언젠가 기회가 돼 예상치 못한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인생을 계획대로 완벽하게 산다면 안정감은 있겠지만 반대로 재미가 없을 것 같다. 그건 마치 초등학생이 방학 때 짜는 생활계획표 같은 느낌일 것이다. 가끔은 뜻대로 안 되더라도 기회는 분명히 내 인생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누구에게든 오롯이 주어진 자신만의 때가 있고 장소가 있다. 내 것이 아니었던 일들은 놓아주고 다시금 내 자리에서 기회를 기다리는 것. 그게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 그 누구도 계획대로만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인생을 보다 더 다채롭게 살 수 있는 게 아닐까.

 

/최유정 사진부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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