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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의 인문학] 초록 과일 끝판왕은 건강식품인 아보카도와 키위 키위는 중국이 원산지로 뉴질랜드가 품종 개량해아보카도는 재배에 물 많이 필요해 지구촌 근심거리 키위의 중국 이름은 기이하게 생겼다 해서 ‘기이과’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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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4.03  10: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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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대표 특산물인 키위는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키위새와 생김새가 비슷해 키위라 불리게 됐다. 현재 키위는 키위새와 구별하기 위해 영어로 ‘키위 후르츠(Kiwi Fruit)’라 불린다.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커먼스)

지난 시간에는 ‘죽음의 초록색, 셸레그린’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이번에는 음식 이야기다. 사실, 인류의 식탁에서 가장 압도적인 색은 초록색이다. 특히, 한국의 고깃집에서 초록색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을 초월한다. 상추에서부터 고추와 오이고추는 물론, 깻잎, 파저리 등 초록색으로 이뤄진 반찬은 그 종류를 헤아리기도 힘들다. 어디 그뿐이랴? 쌈밥집에서는 브로콜리, 샐러리, 청경채, 양상추, 치커리 등 더욱 다양한 종류의 초록 야채들의 우리의 간택을 기다린다. 이쯤 되면 야채에 살고 야채에 죽는 한국인들이라 할 만하다.

그런 야채가 온통 초록색이어서일까? 중국에서는 예부터 야채를 ‘청채(靑菜)’, 즉 ‘푸른 채소’(물론 여기에서의 푸름은 초록을 의미하다)라고 불렀다. 그렇다고 초록이 이파리 야채에만 국한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채소 열매와 과일로 넘어가도 호박에서부터 오이는 물론, 수박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건강 먹거리들이 모두 초록색이다.

이 가운데 초록색의 정점을 찍는 과일이 다름 아닌 아보카도와 키위이다. 특히, 겉은 물론이거니와 속까지 온통 초록색인 아보카도는 라틴 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육중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딸기 종류인 장과류(berry)에 속한다. 과일 중에서는 특이하게 단백질과 지방이 함량이 상당히 높은 아보카도는 주지하다시피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압권이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아보카도보다 지방이 많은 열매는 올리브나 견과류 정도.

비록, 상당히 느끼하고 기름지지만 한번 빠지면 중독성이 강할 정도로 맛이 뛰어난 과일 또한 아보카도다. 안타까운 사실은 아보카도가 물 먹는 하마라는 것. 같은 면적의 과수원에 비해 아보카도 과수원은 두 배의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갈수록 물 부족이 심화되는 지구촌에서 반갑지만은 않은 과일인 셈이다. 가격 또한 대단히 높아 멕시코와 인도네시아, 콜롤비아 등에서는 숲을 갈아 엎어가며 아보카도 과수원을 늘이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중국마저 아보카도에 입맛을 들이면서 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숲이 더 빠르게 파괴되고 있다. 이에 환경단체에서는 아보카도 소비를 줄여야한다는 의견마저 나오고 있다.

돌이켜 보면, 아보카드 소비의 효시는 미국으로 꼽을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자연의 건강함이라는 개념을 발판 삼아 아보카도를 새로운 고급 식자재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와 영국을 중심으로 아보카도를 바른 토스트가 건강한 식생활의 대명사로 자리하면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형성되고 있어 아보카도 소비는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약 1억 개 정도였던 아보카도 소비량은 2014년 현재, 무려 4억 개로 소비량이 늘어났다.

한편 아보카도의 쌍벽을 이루는 또 다른 과일이 키위이다. 사실, 키위는 뉴질랜드의 국민 과일이라 불릴 정도로 뉴질랜드 대표 특산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까닭에 뉴질랜드 달러는 키위 달러로 불리며 뉴질랜드인들은 스스로를 키위라 부르기도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런 키위의 원산지가 중국이라는 것. 양쯔강 연안이 출생지인 키위는 20세기 초 중국에 여행 갔다 돌아온 이사벨라 프레이저라는 뉴질랜드 여성이 키위 맛에 반해 키위 씨를 뉴질랜드로 들여온 것이 시초였다. 당시 키위는 ‘차이니즈 구즈베리’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뉴질랜드 원예학자 헤이워드 라이트가 1928년에 지금의 키위에 해당하는 품종을 개발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키위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초록색 과육과 달리, 과피는 갈색 털로 덮여 있어 그 모양이 뉴질랜드의 조류인 키위와 닮았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녹색 키위는 개발자인 라이트의 이름을 따 ‘헤이워드 키위’로 불리기도 한다. 한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뉴질랜드에 주둔했던 미국와 영국 장병들이 키위에 푹 빠짐으로써 나중에 영국과 미국으로 수출되며 뉴질랜드 키위는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다. 그렇게 지구촌의 과일로 성장한 뉴질랜드산 키위는 한때 세계 키위 시장의 90%를 점유했으며 지금은 뉴질랜드 키위 판매조합인 ‘제스프리’ 사의 감독 아래 미국, 독일, 한국 등에서 재배, 판매되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문제 하나. 중국에서는 키위를 무엇이라고 부를까? 원래 중국에서 불렸던 ‘양타오(揚桃)’라는 이름 대신 ‘원숭이 복숭아’라는 의미의 ‘미호우타오(猕猴桃)’ 또는 기이하게 생겼다는 뜻에서 ‘기이과(奇异果)’로 불린다. 모르긴 해도, 그렇게 기이한 과일이 뉴질랜드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벌어주었다는 사실을 예견했다면 결코 ‘원숭이 복숭아’나 ‘기이과’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는 않았을 터.

그럼, 다음에는 녹색 마실거리인 녹차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어느새 중간고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모두들 중간고사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심훈 미디어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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