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이비인후과 소리난청센터에서 4주간 동계 현장실습을 마치고 온 전경식(의과학융합ㆍ3년)씨를 만났다.

Q. 소리난청센터를 현장실습 기관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A. 복수전공을 청각학으로 선택하면서 ‘청능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다. 청능사는 청각능력(청능) 평가 및 청능 재활 등을 담당하는 직업이다. 대학에서 여러 청력검사를 배우며 직접 경험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병원에서 인턴을 하면 다양한 검사를 몸으로 익힐 수 있다고 생각해 선택했다.

▲환자를 대상으로 청성뇌간반응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전경식 제공

Q. 소리난청센터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A. 소리난청센터는 이비인후과 의사의 판단하에 청력검사를 진행하는 곳이다. 난청이 의심되는 환자들에게 주파수별로 소리를 들려주는 순음청각검사, 단어를 사용해 청력을 평가하는 어음청력검사 등 여러 가지 검사를 시행한다. 이외에도 보청기 착용과 인공와우 매핑(인공와우 이식 환자에게 적합한 소리를 맞춰주는 과정) 등을 한다.

Q. 주로 맡았던 업무는 무엇인가?

A. 소리난청센터에 온 환자들을 안내하고 청력 검사를 진행하는 일을 했다. 주로 환자에게 검사에 대한 설명을 하고 검사 과정을 안내했다. 또 난청의 종류와 원인을 파악하는 순음청력검사, 청성뇌간반응검사, 고막운동성검사 등을 직접 진행했다.

Q. 처음으로 환자를 담당했을 때 기분은 어땠는가?

A.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 탓에 환자들 앞에서 말을 잘 못하고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센터에 온 환자를 안내하고 검사를 설명하는 일이 어렵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귀가 어두운 노인이 왔을 때는 더욱 힘들었다. 설명을 하는데 들리지 않는다고 했을 때 정말 식은땀이 났다.

Q. 대학에서 한 실습수업과 실제 병원에서 환자를 대하는 것은 어떻게 달랐나?

A. 실습수업은 대부분 청력에 문제가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검사가 수월하고 결과가 대부분 정확하게 나온다. 그러나 환자들은 청력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검사를 설명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검사 결과도 환자마다 달라 해석하기 어렵다. 처음에는 검사가 제대로 이뤄진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난청이 의심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순음청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전경식 제공

Q. 기억에 남는 환자와의 일화가 있다면 무엇인가?

A. 병원에는 갓난아기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환자들이 온다. 그 중 기억에 남는 환자는 어린아이다. 주로 아이들은 검사를 받을 때 울거나 무서워한다. 그런데 한 아이가 설명도 잘 듣고 검사도 잘 받은 날이 있었다. 심지어 검사가 끝났을 때 “재미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아이가 검사를 잘 받는 모습이 귀엽고 대견해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이비인후과 근무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A. 주된 장점은 대학에서 배운 검사를 실제로 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실제 병원에서 환자 대하는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가장 큰 단점은 너무 바쁜 것이다. 인턴 실습을 했던 병원이 이명과 인공와우(청각신경을 전기적으로 자극하는 달팽이관 이식 수술) 치료로 유명한 곳이다 보니 전국 각지에서 많은 환자가 밀려왔다. 환자들을 상대하다 보면 눈 깜빡할 새 하루가 끝나곤 했다.

Q. 현장실습 경험을 바탕으로 청력 손실을 방지할 방법을 추천하자면 어떤 것이 있는가?

A. 20대 중반부터 청력 손실이 일어난다고 한다. 큰소리나 이어폰 등 소음에 많이 노출되면 청력 손실이 더욱 큰 폭으로 일어나니 주의해야 한다. 혹시 청력이 나빠져 보청기를 끼게 된다면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가능한 오랜 시간 동안 착용하는 것이 좋다.

Q. 어떤 학우들에게 소리이비인후과 현장실습을 추천하고 싶은가?
A. 다양한 청력검사를 경험해 보고 싶은 학우들에게 추천한다. 청각학에서 배운 대부분의 검사를 직접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병원에서 환자 대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은 학우들에게도 권한다. 직원들이 바쁜 와중에도 친절하게 설명을 해줘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Q. 앞으로 현장실습에 지원할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처음 해본 현장실습이라 긴장도 많이 했고 실수도 잦았다. 그러나 그 경험을 토대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다들 두려워하지 말고 하고 싶은 분야에 도전해보면 좋겠다.

Q. 현장실습이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됐는가?

A. 진로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복수전공으로 청각학을 선택하면서 다양한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로설정을 명확히 하진 못했지만 새로운 선택지를 알게 된 경험이었다. 남은 대학 생활 동안 청각학을 더 깊게 공부하면서 진로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