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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윤석열 당선인, 집무실 이전에 ‘속도’“국가 미래 생각한 결단” 국민 여론 수렴ㆍ합의는 없어
이지현 편집장  |  augjh8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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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3.26  08: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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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이민한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용산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고 오는 5월 10일 임기 첫날부터 새 집무실에서 근무하겠다고 말했다. 1984년 이승만 대통령의 관저였던 ‘경무대’부터 74년간 이어져 온 ‘청와대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 20일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서 열린 45분간의 기자회견에서 “청와대는 제왕적 권력의 상징으로 절대 들어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공간은 일하는 방식과 연결된다’고 주장한다. 현재 청와대 공간 구조로는 국가의 난제와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대선 유세 기간 동안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으나 “당선인 신분으로 보고를 받아 보니 광화문 이전은 시민들 입장에서 재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려운 일이지만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내린 결단”이라고 집무실 이전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번 ‘용산 집무실 이전’은 국민 여론 수렴이나 합의 절차 없이 대통령 당선 11일 만에 내린 결단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용산 국방부와 합참 구역은 국가 안보 지휘 시설 등이 잘 구비돼 있고 청와대를 국민들께 완벽하게 돌려드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호 조치에 수반되는 시민의 불편도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용산 대통령실 앞 공원에서 결혼식도 가능하며 청와대는 임기 시작일인 5월 10일에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무실 이전을 계획을 발표하며 국방부를 옆 건물인 합동참모본부 청사로 옮기고 합동참모본부 청사는 전시지휘소가 있는 남태령 수도방위사령부로 연쇄 이동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어 “군부대가 이사한다고 국방 공백이 생긴다는 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전 비용과 관련해 “1조원이니 5천억원이니 이야기가 나오는데 근거가 없다”며 “집무실 리모델링과 경호처 이사 비용 등으로 496억원 정도가 소요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연쇄 이전 비용, 기존 청와대 이전에 드는 설비 폐기 등과 같은 매몰 비용은 합산하지 않은 수치이다.

집무실 이전 공약에 따라 윤 당선인은 지난 24일 취임 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 머무를 경우 이동용 지휘소인 ‘국가지도통신차량’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본래 위기 상황이 닥치면 청와대 국가위기 관리센터(지하벙커)를 이용하는 방안이 제시됐으나 윤 당선인은 이를 채택하지 않았다.

청와대 이전 이슈는 이번에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집무실 이전은 김영삼 대통령 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대선후보들의 ‘단골 공약’이었다. 하지만 경호 문제와 대체지 선정의 어려움 등으로 매번 무산되거나 흐지부지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과정에서 집무실 광화문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취임 이후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로 포기를 선언했다.

이처럼 집무실을 이전할 경우 고려해야 할 문제점도 적지 않다. 임기 개시까지 5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 국가 핵심 안보시설인 청와대와 국방부를 차질 없이 옮겨야 한다. 또 문재인 정부와의 협의와 인수위의 예비비 예산 범위를 벗어났다는 야당의 반발과 여론의 반응도 해결해야 할 점이다.

집무실 이전에 대한 국민 반응도 눈길을 끈다. 한국갤럽은 지난 22~24일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하는 문제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청와대 집무실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53%, ‘용산으로 이전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6%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거나 응답을 거절한 사람은 10%였다.

이에 갤럽은 “집무실의 용산 이전에 동조하는 응답은 국민의힘 지지층(67%), 보수층 성향(60%), 60대 이상, 대구·경북(이상 50%대) 등에서 많은 편이다. 그 외 다수 응답자 특성에서는 청와대 집무실 유지 쪽에 더 힘이 실렸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여론 조사 결과에 “몇 대 몇은 별 의미가 없다”며 집무실 이전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용산구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집무실 이전에 술렁이고 있다. 특히 용산 일대 부동산시장은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소식이 호재일지 악재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린다. 추진되던 각종 개발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주변 지역이 빠르게 정비되면서 지역 개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일부 용산 주민이나 개발을 원하는 분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이전으로 생길 수 있는 건축 제한은 윤 당선인 측과 충분한 공감대를 이뤄 더 이상 걱정할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주민들은 윤 당선인이 단언한 ‘국민 소통’ 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안보 공백과 재개발 차질ㆍ교통 체증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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