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3시 서울대학교 교수회관 본회의실에서는‘교수계약제 강제시행,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전국국공립대학교교수협의회(이하 국교협)·전국교수노동조합(이하 교수노조)의 공동 토론회가 열렸다. 이 날 열린 토론회는 국교협 박병덕 사무총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1, 2부에 걸쳐 발제, 지정토론, 종합토론, 질의 및 응답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교육공무원임용령개정안의 법적 문제젼이란 주제를 가지고 발제를 맡은 김종서(배제대·법학) 교수는 “개정안 내용은 크게 ▲교수계약제의 시행 ▲재임용절차의 보완 ▲업적평가 ▲교수채용절차의 공정성 등으로 나눠져 있다”며 “하지만 이 개정안에는 ▲교수의 비정규직 근로자화 ▲정년보장제 폐지로 인한 신분 불안 ▲업적평가에서의 불투명한 기준 제시등의 큰 문제점이 내재돼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김교수는 “이러한 무모한 교육정부 정책 추진에 대해 국·공사립을 막론하고 교수사회를 대변하는 모든 단체들이 연대해 강력한 대응을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번째 발제를 맡은 상명대 박거용 교수노조 부위원장은 ‘교수계약제가 대학교육에 미치는 문제점 및 대응방안 (비전임교원 중심으로) ’에 대해 발표했다. 발제문에서 박 위원장은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은 간단히 말해 교육상품화와 대학시장화를 스스럼없이 강행하면서 효율성과 경쟁력만을 강조한다”며 “교수계약임용제가 시행될 경우 전체 교수의 시간강사화 혹은 비정규직화를 부추길 수 밖에 없으며 사립대학은 이를 악용할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또한 박 위원장은 교수 평가제에 대해서는 “교수들에게 자극을 주는 한 방편이 될 것으로 보여 완강히 부정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교수임용계약제 보다 우리 현실에 있어 필요한 것은 전임교원을 늘리는 것”이라며 ‘비전임교원 명칭별 초빙 인원수 현황’에 대한 표를 이용해 이를 설명했다.

  이어 진행된 지정토론에서 먼저 건국대 주경복 교수협의회(이하 교협) 회장이 ‘교수 계약제 추진의 문제점과 대책’에 대한 지정 토론을 시작했다. 주 회장은 “교수계약제 추진의 문제점 중 하나는 계약을 위한 저울이라 할 수 있는 심사기준과 소명절차의 운용에 대한 것”이라며 “연구와 교육에 바탕을 둬야 할 평가기준에 ‘인성’이라는 이름으로 모호한 사항들이 끼어들어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 교협회장은 계약제가 현실로 다가오는 시점에서 ▲교육재정 확충과 대학지원금 증액 ▲국립연구원 설립 ▲교수협의회 법정기구화 ▲교수노조의 합법화 등의 대책을 발표하며 토론을 마쳤다. 이어 두 번째 토론을 맡은 경인여대 김달곤 교협회장은 “두 교수가 거론하지 않은 문제 중 ▲신규채용의 투명성 확보 ▲계약연봉제의 계약조건 ▲계약연봉제 실시할 경우 교수들의 사회비판적 기능 약화와 재임용에 대한 문제 등이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교육개혁시민연대 박경양 정책위원장은 “교수가 아닌 일반 시민으로 바라봤을 때 학연, 지연 등 연고로 묶여 있는 대학사회에서 교수계약제가 실시될 경우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교수들의 영원한 정년이 보장될 경우 안일한 태도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한 “교수 평가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객관성, 공정성이 확보된다는 전제하에서는 외부인사의 영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토론회에서 많은 문제점이 나온 것으로 보이나 교수계약제가 눈 앞에 다가온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대안점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하지만 현재 그 대안점이 나와 있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를 마지막으로 참석자들과의 간단한 질의와 응답 시간을 가진 뒤 사회자는 “교수계약제 등에 관한 개정안이 통과되는 것을 저지하도록 더 많은 토론회를 열 것이며 대학 교수들을 비롯해 많은 교육인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하며 이날 토론회를 정리했다.

/ 김정욱 기자 vitamin8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