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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거세지는 전장연 반발… 이준석, “사과 없다”장애인 이동권 예산 보장해야 이대표, “시민 이동권도 중요”
이지현 편집장  |  augjh8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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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4.02  08: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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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이민한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6일 이후 전장연은 서울 시내 지하철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하철 문을 지나다니며 이동을 방해하는 승하차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집권 여당을 이끌어야 할 이 대표가 전장연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도 갈렸다. 출퇴근길 시민들은 오죽하면 그러겠느냐며 이해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시민들의 안전을 볼모로 잡는 비윤리적 시위라고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민의 이동권을 침해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장연이 이토록 길게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장애인 이동권 예산 보장’이다. 이동권은 인간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로, 이동권이 필요한 사람을 ‘교통약자’로 칭한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 시위는 2001년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수직형 리프트를 탔다가 7미터 아래로 추락해 사망한 장애인 노부부 사고를 시작으로 지속돼 왔다.

이후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하기도 했으나 매우 느린 속도에 안전장치도 없어 장애인 이동 사고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전장연은 지하철 내부 이동권 보장뿐만 아니라 저상버스 확대와 특별 교통 수단의 필요성도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까지 지하철 출구에서 승강장까지 최소 하나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등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약속했다. 하지만 올해 서울시 본예산에서 이동권에 대한 예산은 삭감됐고 지하철 내 엘리베이터 설치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전장연은 정부가 약속을 이행하기는커녕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등 장애인 이동권 및 복지 보장에 대한 의욕을 보이지 않는다며 승하차 시위를 이어갔다. 이외에도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 참여하고 통합할 수 있도록 돕는 ‘장애인권리보장법’과 시설에서 인권침해를 당한 장애인들을 위한 ‘장애인탈시설지원법’ 등 장애인 관련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 대표는 전장연의 이번 시위를 ‘독선’과 ‘아집’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가 전장연의 시위는 비문명적 불법 시위라며 비판을 이어가자, 정치권에서는 혐오 정치가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전장연 시위 비판과 관련해 이동권 문제가 아닌 집회 과정에서 다수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는 시위 방식에 문제를 있음을 주장했다. 또 장애인의 이동권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이동권도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이 대표는 “이동권에 대한 논의는 주요 담론으로 삼아야 한다”며 “하지만 집회 담론이 권력자나 문제를 해결할 권리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시민을 담보 삼아 진행하는 것이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의 요구에 지난달 30일 지하철 출퇴근 시위를 잠정 중단, ‘제1차 삭발 투쟁 결의식’을 진행했다. 이날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인수위에서 우리가 제출한 장애인 권리예산 요구안을 충분히 검토하겠으니 출근길 지하철 행동을 멈춰달라고 요구해왔다”며 “이달 20일까지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멈추고 삭발투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이 대표는 어제 우리가 인수위 요구에 따라 지하철 타기를 멈추고 삭발식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전장연이 국민들의 비난 여론에 굴복하고, 자신이 승리했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며 “정중하게 공개 사과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전장연은 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해야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된다는 비문명적 관점으로 불법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장연에서 자꾸 사과하라고 하는데, 비하나 혐오를 한 언행이 있어서 사과를 하란건지 구체적인 행동 중에서 문제가 있는지 적시해서 사과를 요구하면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논란이 거세지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지난 1일 “장애인분들이 20여 년 동안 간절하게 바랐던 이동권 확보에 대해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또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시위 현장을 찾아 무릎을 꿇고 대신 사과하며 “정치권이 장애인들의 주장을 경청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이날 전장연의 시위 현장을 찾아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논의했다. 이는 전장연이 이동권 문제로 시위를 벌인지 약 4개월 만이다. 일각에서는 ‘뒷북 방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전장연이 제안한 공개 토론을 이 대표가 승낙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100분 토론을 제안한다”는 박 대표의 말에 이 대표는 즉각 “일대일 무제한 토론으로 수정해 제안한다”며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토론 주제에 대해서는 “이준석은 장애인을 혐오하는가, 장애인 이동권, 서울 지하철 투쟁은 적절했는가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토론 진행자로 김어준씨를 추천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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