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과 정권을 넘어 한 목소리 내어 힘찬 투쟁 벌여
전경들과의 심한 마찰로 인해 부상자 속출하기도 해

  지난 2일, ‘청년실업문제 해결·교육재정확보·교육시장화 저지·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반전평화 미국반대’의 기치를 건 민중대회에 앞서 1시 동국대 만해 광장에서는 청년 학생 결의 대회가 열렸다. 이날 열린 청년 학생 결의 대회에는 7차 상경투쟁을 진행중인 2천여명의 교육대학협회 학생과 좌우를 막론한 학생운동 진영의 학생들이 사상과 정권을 뛰어넘어 2002년 투쟁을 전개할 것과 이 날의 민중대회 사수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

  먼저 결의대회의 진행을 맡은 덕성여대 김나영 총학생회장은 총화 발언에서 “지난 한해 덕성은 사립학교법 개정등의 힘든 투쟁을 전개해 왔고 완전한 민주화는 아니지만 투쟁을 통해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며 “현재 학우들과 함께 민주적 총장을 선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총화발언에 이어진 연대사에서 전교조 이금천 교사는 “지금 대학에서는 학교의 주체인 교수, 학생, 교직원들의 권리가 사라진 채 오직 재단의 결정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교육회계의 불투명성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사는 “지난 11월 29일 사학법인연합회에서 내려진 결정은 우리를 더욱 더 힘들게 할 것이고 현재 많은 교육인들이 투쟁하고 있지만 그 힘이 부족하다”며 연대 투쟁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연세대 윤수진 총학생회 당선자는 “자본의 가치에 밀려 우리들의 삶의 가치가 신음하는 소리가 들린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민중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으로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서울대 구성모 총학생회장은 “사상을 넘어 한 마음 한 뜻으로 교육을 쟁취하는 역사적 자리에서 우리는 함께 신자유주의 저지를 위해 투쟁해야 할 것이며 오늘의 투쟁은 교육학생연대를 중심으로 투쟁을 다지는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와 같은 연대사에 이어 노동가수패 ‘조국과 청춘’의 문화공연이 진행돼 투쟁의 열기를 북돋았다. ‘조국과 청춘’의 공연이 끝난 뒤 마지막으로 서울대 구성모 총학생회장의 투쟁결의문을 낭독이 이어졌다. 결의문에서 구 회장은 “전세계 민중들의 신음소리를 듣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다시금 청년학생들의 단결과 연대의 기풍을 만들어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미제국주의에 맞서 민중들의 요구를 쟁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국 2백 50만의 대학인과 함께 교육의 시장화를 저지하고 교육의 공공성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할 것”을 천명했다.

  결의문을 낭독한 후 학생 대오는 종묘공원에서 있을 민중대회를 위해 장소를 이동했다. 이들은 이동하는 가운데 ‘비정규직 철폐’와 ‘교육시장화 저지’등 현 시기 자본과 정권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이며 아스팔트 투쟁을 전개했다. 이들 학생대오는 각 지방에서 상경한 노동자, 빈민, 농민들의 대오와 결합해 종묘로 향했다.

  하지만 종묘공원에는 이미 많은 전경들이 배치 돼 있었고 각 단위는 전경들과의 신경전을 거듭하며 김대중 대통령과 자본가, 보수 언론에 대한 화형식을 진행됐다. 하지만 이들의 행진과 진행마당을 저지하려는 전경들과 학생 농민들 사이에는 심한 몸싸움이 빚어져 부상자가 속출하기도 했다. 종묘공원에서 치뤄진 민중대회의 본 행사는 집결시간의 지연으로 몇 개의 단위만 모인 채 짧게 진행됐다.

  한편, 약 2시간에 걸친 신경전과 물리적인 충돌로 인해 도로 곳곳은 심하게 파손됐으며 농민들과 학생들이 곳곳에서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학생단위는 민중대회 본 집회를 집결하지 못한 채  종묘에서 경희대학교 총동아리연합회 회장의 사회로 집회를 정리하였다.

/ 김정욱 기자 vitamin8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