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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당신의 향기는 무엇인가요?
원일지 수습기자  |  11wisdom@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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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5.14  09: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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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에는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다.

한 배우는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여행지에서 향수를 하나씩 산다고 한다. 그리고 여행 내내 그곳에서 구매한 향수만 사용한다. 시간이 흘러 그 향수 냄새를 다시 맡으면 저절로 여행지에서의 추억이 떠오른다고.
나에게도 그런 향수가 하나 있다. 지난해 봄, 새학기를 맞이하며 구매했던 향수다. 흔히들 생각하는 장미 내음이 아닌 줄기, 잎사귀, 흙까지 함께 짓이긴 듯한 향을 내던 이 향수를 한동안 많이 뿌렸다. 계절을 지나 다시 봄이 돼 이 냄새를 맡았을 때, 나는 2021년 봄을 회상할 수 있었다. 아침마다 등교하며 지나던 골목, 긴장한 채로 수업을 듣던 강의실, 겹벚꽃이 활짝 핀 캠퍼스의 모습들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그려졌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상황에서도 백화점 향수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방역수칙에 따라 시향 자체가 금지됐던 시기도 있었지만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향수 매출이 천억 원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성장세를 이끈 건 ‘니치향수’였다. 니치향수는 소수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프리미엄 향수를 뜻한다. 20만원 이상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나만의 특별한 향기’을 원하는 MZ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해 인기가 늘고 있다.

어쩌면 이제 니치향수의 정체성은 본래의 목적에서 한참 벗어났을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만큼 희소성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향수의 특성상 같은 제품을 뿌리더라도 각자의 체취에 따라 저마다 다른 향을 낼 수 있다. 아무리 니치향수가 흔해진다 해도 모두가 똑같은 향을 내기는 힘들다는 말이다. 이것이 바로 향수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향이라도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발향되고, 다른 추억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며 원데이 클래스와 같은 체험도 성행하고 있다. 언젠가 한 공방에서 향수를 만들었던 적이 있다. 준비된 향료를 차례로 맡아보고 내 코에서 어떻게 느껴지는지 종이에 써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으로 나는 느끼하거나 소독약 냄새가 나는 향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반대로 머스크, 백단, 자스민, 블랙베리 등의 편안하고 중성적인 향을 좋아한다는 것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나와 같은 취향의 사람이 있을 수도, 정반대의 선호도를 가진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만큼 향은 ‘코바코(코 by 코)’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가지각색의 평가를 듣는다.

향을 즐기는 것도 하나의 취미로 부상한 요즘, 다양한 향을 가진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직 자신이 어떤 향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면 올여름에는 다양한 향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몰랐던 향을 알아가는 재미와 더불어 자신이 추구하던 이미지에 딱 맞는 향을 찾게 됐을 때의 희열을 많은 사람들이 느껴봤으면 한다. 새롭게 찾은 본인만의 향기로 하루하루를 다채롭게 기억하길 바란다. 

 

/원일지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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