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교양
[색깔의 인문학] 영국에선 지금도 실내에서 갈색 옷, 구두 착용 금기 하지만 실외선 버버리 코트 허용하는 예외도 선보여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2.09.03  10:34:4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 1961년에 개봉된 미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는 신분 상승을 꿈꾸며 뉴욕으로 상경한 지방 출신의 오드리 햅번이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비오는 가운데 버버리 코트를 입은 주인공 남녀가 키스를 하는 엔딩씬으로도 유명하다. (이미치 출처: 네이버)

버버리 코트는 보어 전쟁 때 영국군의 정식 군복으로 채택
1961년 개봉된 명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도 엔딩씬 장식

나치에 의해 만들어진 부정적인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일까? 서구의 몇몇 일터에서는 갈색 옷을 입으면 안된다는 편견이 지금껏 버젓이 존재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6년에 영국 정부 산하의 ‘사회기동성위원회’에서 실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동계급 출신으로 일류 대학을 나온 우수 졸업생들이 단지 갈색 구두를 신었다는 이유만으로 금융계와 법률 사무소에서 불이익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조사를 담당했던 ‘사회기동성위원회’에서는 몇몇 투자은행 임원들이 지원자의 능력보다 갈색 의복이나 구두를 착용했는지의 여부로 구직자들을 판단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에는 아직도 ‘도시에서 갈색을 걸치지 말라’는 속담이 통용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실내에선 배제당하는 갈색이 실외에서는 허용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 대표적인 예가 ‘트렌치 코트’의 대명사인 ‘버버리’이다. 오늘날 세계적인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버버리의 출발은 이미 19세기 말부터 시작된다. 작은 옷가게 사장이었던 토마스 버버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비가 오는 영국에서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한 레인코트 개발에 관심이 많았다. 당시에도 레인코트가 있기는 했지만 천에 고무를 덧댄 탓에 무겁고 통풍도 되지 않아 불편하기 그지없었다. 더욱이 고무 특유의 냄새로 인해 레인코트를 입는 이들은 정기적으로 레인코트에 향수를 뿌려야 했다. 이에 버버리는 농부와 마부들이 일할 때 걸치던 외투가 가벼우면서도 방수에 뛰어나다는 점에 착안해 자신만의 원단을 개발했으며 이를 개버린 원단이라 명명하였다. 그렇다면, 버버리의 레인코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어땠을까? 결과는 물론 대성공이었다. 가벼운 데다 보온성과 방수성마저 뛰어났던 버버리 코트는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며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벌어진 네덜란드 토착민들과의 보어 전쟁 때에는 영국군의 정식 군복으로 채택되기에 이른다.

버버리 외투가 ‘트렌치 코트’라고 불리게 된 것은 1차 세계 대전 당시, 유럽 전선에 구축된 참호전에서 영국 병사들이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버버리를 걸치면서 비롯됐다. 이유는 참호의 영어가 ‘트렌치’이기 때문. 말하자면 참호 코트가 버버리의 또 다른 이름이 된 셈이다. 물론, 21세기의 버버리사는 더 이상 갈색 트렌치 코드만을 만들지 않고 형형색색의 속옷과 양말, 수영복까지 망라한 의류에서부터 가방은 물론, 향수, 화장품 등을 만드는 종합 어패럴 회사로 성장했다. 더불어 트렌치 코트 역시, 갈색 이외에 베이지색, 카키색, 검은색 등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고.

호기심에 필자가 인터넷 쇼핑몰을 검색해 보니 외투는 평균 300만원에 이르는지라 일반인은 도저히 구입할 수가 없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결국, 시민들을 위해 개발된 트렌치 코트는 오늘날 세계적인 명품으로 등극하며 외려 일반인들은 침만 삼키는 대상이 돼 버렸다. 그런 버버리는 1961년 개봉된 미 명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남녀 주인공인 조지 페파드와 오드리 햅번이 트렌치 코트를 입은 채, 빗속에서 뜨겁게 키스를 나누는 장면에 등장하며 버버리를 세계적인 명품 반열에 올려 놓는다.

한편, 의류에서 일상품으로 눈길을 돌리면 이번에는 일본의 갈색 사랑이 단연코 눈에 띈다. 이유는 나무용품 제조에서 유달리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나라가 일본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세계에서 나무를 가장 잘 다루는 민족 가운데 하나가 일본이라는 것이 필자의 B급 견해이다. 이유는 태풍 경로에 자리하고 있어 강우량이 풍부한 가운데 태평양에 인접한 까닭에 열도 대부분의 날씨가 무덥거나 온화하기에 대형 나무가 자라는 데 최적의 조건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토(京都)나 나라(奈良)의 오래된 사찰들을 방문하면 대웅전의 기둥 굵기가 1미터를 훌쩍 뛰어 보는 이들의 탄생을 절로 자아내게 만든다. 더불어 그처럼 굵은 나무들은 일본 전역에 산재해 있어 열도에서는 예로부터 아름드리 나무를 활용해 성곽과 다리, 배와 마차들을 수도 없이 만들어냈다.

이 때문에 젓가락과 숟가락은 물론이거니와 밥그릇과 쟁반, 나막신과 우산, 그리고 각종 어린이 장난감을 비롯해 이쑤시개와 면봉에 이르기까지 나무로 만들 수 있는 물건은 모두 목제품으로 내놓은 나라 또한 일본이다. 그래서일까? 천년 고도 교토의 맥도날드 간판은 빨간색이 아니라 갈색이며 일본 가고시마 현에 있는 섬 사쿠라지마의 ‘키리시마킨완 국립공원’ 내에 있는 24시간 편의점, ‘로손’ 역시 갈색 간판을 내걸고 있다. 가고시마현의 조례에 따라 국립공원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 파란색으로 유명한 ‘로손’이 파란색을 쓰지 않는 까닭에서다. 참고로 일본 큐우슈우 섬 최남단에 위치한 가고시마 현의 사쿠라지마는 활화산이 있는 곳으로 이곳의 화산은 하루에도 몇 차례씩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물론, 몇 년에 한 번씩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며 분화 활동도 지속하고 있고.

그럼, 다음 시간에는 갈색과 관련된 문학 이야기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다. 어느덧 9월 중순이 다가오고 있다. 2022년도 이제는 정말 종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느낌이다. 모두들 건강에 만전을 기하기 바라며 이번 학기도 알차게 잘 보내도록 하자. 

한림학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기기사
1
[인터뷰] “진실을 향한 진심” 1세대 프로파일러 표창원 교수 만나다
2
[보도] ‘표창원 특강’ 170여 명 참석해 성황리에 마무리
3
[보도] ‘217종 잡지부터 전 세계 논문까지’ 학우들에게 제공
4
[보도] 인문·체육비전 장학생 모집, 내달 5일까지
5
[기획] 한림학보, 취재력 기르고 특징 찾아야
6
[보도] 학생예비군, 홍천 아닌 춘천에서 실시
7
[보도] 취미·스포츠 활동하고 기숙사 상점받자
8
[인터뷰] 한 분야 연구에 열정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지원해보길
9
[시사이슈] 중국서 ‘억울한 옥살이’ 손준호 무사히 한국땅 밟아
10
[시사상식] 신문에서 보는 시사상식
신문사소개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24252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한림대학길 1 캠퍼스라이프센터 9-308호 한림학보사
제보 및 문의 : news@hallym.ac.kr / 033-248-287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성민(간사)
Copyright © 2005 한림학보. All rights reserved. news@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