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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의 인문학] 전체주의 비판한 프랑스 작가 파블로프의 <갈색 아침> 프랑스 극우 대통령 후보 떨어뜨리며 200만부나 팔려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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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9.17  11: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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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의 돌격대 유니폼인 ‘브라운 셔츠’를 상징하는 갈색으로
몰개성과 획일주의로 자유 말살하는 전체주의의 위험성 경고

   
▲ 사진 설명. 지난 1998년 발행돼 유력한 극우 대통령 후보를 낙선시킨 것으로 더욱 유명한 프랑크 파블로프의 <갈색 아침> 표지. (이미지 출처: 네이버)

이번엔 문학 이야기이다.

인터넷에서 갈색과 관련된 문학 이야기를 찾아보니 먼저 프랑스의 교육자이자 소설가인 프랑크 파블로프가 1998년에 발표한 <갈색 아침>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느 날 갈색이 아닌 고양이는 모두 없애야 한다는 법이 생긴다. 과학자들이 연구해 보니 갈색 고양이는 새끼도 적게 낳고 먹이도 별로 먹지 않아 인간 사회에 폐를 많이 끼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마침, 얼룩 고양이를 기르던 주인공은 새로운 법 때문에 자신의 고양이를 없애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서 다시 한 달 뒤. 이번엔 갈색 개 이외의 모든 개는 죽여야 한다는 법이 다시 추가로 제정된다. 그리하여 이번엔 주인공의 친한 친구가 자신의 검은색 개를 안락사시키게 된다. 주인공은 마음이 아팠지만 아무도 갈색법이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않기에 묵묵히 그 법을 따른다. 며칠 뒤, 자신의 개를 안락사시켜야 했던 친구가 다시 찾아와 <거리 일보>라는 신문이 폐간됐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유는 <거리일보>가 갈색법이 나쁘다고 계속 비판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도 믿을 수 없다는 보도와 함께. 이후,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는 <갈색 신문>만 남고 나머지 신문은 모두 순차적으로 폐간된다.

하지만 비극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정부에 반대하던 출판사들도 하나둘씩 소송에 휘말려서 재판을 받게 된다. 더불어 정부에서는 더 나아가 예전에 키우던 개와 고양이가 갈색이 아니어도 죄를 묻겠다는 지경에 이른다. 그리고 마지막엔 군인이 자신의 친구와 자신을 잡으러 오고 주인공이 문을 두들기는 군인들에게 “알았어요. 그만 두드리세요. 나가요, 나간다니까요”라는 말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사람들이 침묵할수록 점점 더 자유를 억압하고 전제 정치가 횡행할 수 있음을 경고한 이 책은 2002년도 프랑스 대선의 흐름을 바꾼 책으로 더욱 유명하다. 대선 1차 투표 결과, 당시 극우파 후보인 장 마리 르펜이 결선 투표에까지 진출하자 프랑스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는데 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가 <갈색 아침>을 소개하며 책에 담긴 메시지를 전하자 다음 날부터 프랑스의 서점들은 이 책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책은 날개 돋친 듯이 팔렸다. 그렇게 200만부나 팔린 <갈색 아침>은 프랑스 국민들에게 커다란 울림을 전해줬고 그때까지 승승장구하던 장 마리 르펜은 결국 낙마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파블로프는 왜 ‘갈색’이라는 색깔을 제목에 동원했을까? 이에 대해 파블로프는 나치의 돌격대 제복 색깔이었던 갈색이 <갈색 아침>의 모티브를 제공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프랑크 파블로프의 <갈색 아침>은 몰개성과 획일성을 내세우는 국가 권력의 불의에 계속 침묵하기만 하면 종국에는 모든 이들에게 파멸적인 재앙이 닥쳐올 수 있다는 비극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필자에겐 마르틴 니묄러 목사의 글을 떠올리게 한다. 제목은 ‘나치가 그들을 잡아갈 때’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치가 유대인을 잡아갈 때/나는 유대인이 아니어서 모른 체했고

나치가 가톨릭을 박해할 때/나는 가톨릭 신자가 아니어서 모른 체했고

나치가 공산주의자를 가두었을 때/나는 당원이 아니어서 모른 체했고

나치가 노동조합원을 잡아갈 때/나는 조합원이 아니어서 모른 체했지.

그들이 막상 내 집 문 앞에 들이닥쳤을 때/나를 위해 말해 주는 사람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갈색 아침>의 저자, 파블로프의 책이 깊은 울림을 전해주는 까닭은 10여 년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지역 개발과 아동 인권 보호를 위해 일한 그의 박애주의적 이력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파블로프는 범죄자들과 알콜 중독자들을 돕는 단체를 직접 운영해 사회에서 버린 이까지 돌보며 ‘거리의 선생님’으로 불렸다. 그런 인류애에 근간해 그의 나이 58세에 발표했던 아동 도서 <갈색 아침>은 40페이지도 채 되지 않는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25개국에서 번역되며 반독재, 반전체주의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해 주었다. 실제로 다양한 색깔들이 인쇄돼 경쾌하고 발랄하게 시작되던 책은 후반부로 가면서 점점 갈색이 많은 면을 차지하면서 종국에는 온통 갈색으로만 채색된 채 마무리돼 몰개성과 획일주의가 잉태하는 위험성을 시각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윌리엄 피터스의 <푸른 눈, 갈색 눈>에 대한 도서를 소개하기로 하겠다. 제인 엘리엇이라는 미 초등학교 교사의 실험을 바탕으로 발간된 <푸른 눈, 갈색 눈>은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푸른 눈의 아이들에게 차별 대우를 행하고 갈색 눈의 아이들에게 특혜를 베풀자 벌어지는 교실 풍경을 소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갈색 눈의 아이들이 다음 수업일에 역차별을 당하자 발생하는 현상과 자그마한 반전들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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