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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금융시장 흔든 ‘레고랜드 사태’, 후폭풍 일파만파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에 촉발 강원도 “12월 말까지 상환할 것”
이지현 편집장  |  augjh8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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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0.29  08: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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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이민한 기자

최근 강원도의 채무보증 불이행으로 촉발된 일명 ‘레고랜드 사태’로 국내 채권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예상보다 사태가 커지자 강원도는 내년 1월 말까지 갚겠다고 했던 2천50억원의 보증채무를 올해 12월 15일까지 모두 상환하겠다고 약속했다.

◇ 11년 만에 개장한 ‘레고랜드’, 강원도는 기업회생 신청

강원도는 2011년 영국의 ‘멀린 엔터테인먼트 그룹’과 춘천에 있는 섬 중도에 레고랜드 건설을 추진했다. 당시 레고랜드가 들어서면 관광객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해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유치전에 나서기도 했다. 계약에 성공한 강원도는 이듬해 레고랜드 조성을 목적으로 ‘강원중도개발공사’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2015년 개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레고랜드 준공 작업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2014년 레고랜드 공사 현장에서 대규모 선사시대 유적이 발견된 것이다. 해당 유적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유적 중 가장 큰 규모로 강원중도개발공사는 어쩔 수 없이 공사를 잠정 중단해야 했다.

일각에서는 아예 레고랜드 건설을 반대하는 의견도 나왔지만 레고랜드 측은 2017년 유적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을 선택해 공사를 재개했다. 그마저도 2020년에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며 공사는 물론 개정도 자연스럽게 늦춰져 공사ㆍ유지비용은 산더미처럼 불어나게 됐다.

결국 자금이 부족했던 강원중도개발공사는 2020년 추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2천50억원의 채권(자산유동화기업어음, ABCP)을 발행했다. 이 과정에서 강원도는 공사 지연으로 의문을 품은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직접 보증을 서 신용을 올렸다.

이후 강원중도개발공사가 돈을 갚지 못하자 투자자들은 보증을 섰던 강원도로 눈길을 돌렸다. 하지만 이달 28일, 채권 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김 지사는 “2천50억원을 강원도가 대신 갚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대해 법원에 기업회생 신청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예산을 마련해 돈을 갚는 대신에 강원중도개발공사의 자산을 팔고 그 돈으로 상환하겠다는 의미다. 김 지사는 돈을 안 갚겠다는 의미가 아니라며 당부했지만 이제는 정부ㆍ지자체 채권도 못 믿겠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채권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은 것이다.

◇ ‘돈맥경화’ ‘유동성 강화 프로그램’까지…파장 커지나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불안은 도미노처럼 국내 경제 전반에 타격을 주고 있다. 제2의 IMF처럼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오며 시장 분위기는 더욱 경직됐다. 실제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받으려던 기업의 피해가 잇따랐다. 같은 건설업계 기업들은 물론 신용등급이 최고 수준인 한국도로공사(1천억원), 한국전력공사(1천200억원), 인천도로공사(300억원) 등도 채권을 발행하지 못한 상황이다.

또 투자자를 찾기 어렵다 보니 회사채를 발행할 때 평소보다 이자를 더 많이 줘야 한다. 당장 자금을 조달한다고 해도 기업은 나중에 갚아야 할 이자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실제로 배터리 업체 SK온은 투자 유치금 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되자 이자율을 연 5.5%에서 7.5%로 크게 올렸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 레고랜드 사태가 겹치며 돈이 시중에 제대로 유통되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도 나타났다. 지자체가 보증을 선 채권도 부도가 났는데 민간기업의 채권이나 어음을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23일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발표한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으로는 채권시장 안정펀드 20조원, 회사채ㆍ기업 어음 매입 프로그램 16조원, 유동성 부족 증권사 지원 3조원 등이 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사태가 커지자 지난 27일 베트남 출장에서 하루 빨리 귀국했다. 그는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라며 연말까지 보증 채무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가을에 늘 해오던 2차 추경을 취임 후에 하지 않고 아껴놓은 게 있다”며 “재정 상황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어떻게든 자금을 마련해서 12월 15일까지 갚겠다”고 말했다.

또 정부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게 만든 것에 대해서는 “조금 미안하다”며 “어찌됐든 전혀 본의가 아닌데도 사태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니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답했다.

한편 레고랜드는 지난 27일 오전 동절기 시즌 연간 유지관리를 목적으로 내년 1월부터 3월 23일까지 전체 임시 휴장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또 내달 15일부터 12월 15일까지 매주 화ㆍ수ㆍ목요일에도 휴장할 예정이다. 이에 지역 사회에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레고랜드 측은 휴장 결정이 최근 채권 시장 상황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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