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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윤 대통령, MBC ‘탑승 배제’…“유례없는 언론 탄압”대통령실, “취재 제한 아냐” 한겨레ㆍ경향 등 민항기로 이동
이지현 편집장  |  augjh8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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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1.12  0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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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이민한 기자

대통령실이 문화방송(MBC) 취재진을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전용기 탑승에서 배제하겠다고 통보해 언론계가 들썩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4박 6일 동남아시아 순방을 이틀 앞뒀던 지난 9일 대통령실은 MBC측에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언론단체들은 명백한 ‘언론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통상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은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나갈 때 비용을 내고 대통령이 탑승하는 전용기로 함께 이동한다. 하지만 지난 9일 대통령실은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ㆍ편파 보도가 반복돼 온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용기 탑승 배제는 왜곡 편파 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출근길 문답에서 “대통령이 국민 세금을 써가면서 순방을 하는 것은 국익 때문이고, 기자들에게도 취재의 편의를 제공해온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받아 들여달라”고 전했다.

MBC에 따르면 대통령실의 이와 같은 결정은 지난 6월 윤 대통령 부부의 스페인 방문 당시 민간인 신분이었던 ‘신모씨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사실’ 등을 보도한 것과 지난 9월 미국 순방에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보도 관련 대응이다. MBC를 비롯한 언론이 민간인 전용기 탑승 보도와 비속어 발언 논란을 보도한 것이 국익을 해쳤고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허용 여부는 대통령실의 권한이라는 것이다.

MBC는 지난 9일 입장문을 발표해 “문화방송은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거부가 언론 자유를 심각히 제약하는 행위로 보고 유감을 표한다”며 “특정 언론사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거부는 군사독재 시대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합의하고 구축해 온 민주주의 질서를 무시하면서까지 대통령 전용기 탑승 거부라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비판 언론에 대한 보복이자 새로운 형태의 언론탄압이라고 여겨질 수 있다”며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현장에서 취재와 보도를 충실히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은 물론 사용자 단체를 포함한 언론단체들은 언론계 전체의 공동 대응을 강력히 촉구했다. 8개의 현업 언론단체는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긴급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언론단체는 “대통령실이 권력 비판을 이유로 특정 언론사에게 취재 제한 및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언론 탄압이자 폭력이며 헌법이 규정한 언론 자유에 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통보를 철회하지 않고 지난 11일 순방에 나섰다. 언론단체들은 이날 성명에서 “대통령실 순방을 이틀 앞둔 9일 밤 MBC 취재진 동행 거부를 발표하자 각계에서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며 “눈과 귀를 닫은 윤 대통령실은 ‘비행기만 태우지 않는 것이지 취재 제한은 아니다’라는 얼토당토 않은 변명과 함께 MBC 취재진을 배제한 순방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성명에 함께한 8개의 단체는 방송기자연합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여성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피디연합회 등이다.

외신 기자들도 비판에 합류했다. 서울외신기자클럽 이사회는 성명을 내 “대통령 동행 취재단의 일원으로 MBC 기자가 전용기에 탑승할 수 없도록 한 조치에 우려한다”고 말했다. 또 “‘왜곡보도’로 특정 매체에 부과된 취재 제한 조치는 국내외 모든 매체의 언론 자유에 관한 우려를 키운다”고 밝혔다.
거세진 논란에 대통령실은 이례적인 전용기 탑승 불허가 ‘취재 제한’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취재 편의를 일부 제공하지 않는 것이지 취재 제한은 전혀 아니다”고 전했다.

여야 공방도 이어졌다. 여당과 대통령실에서는 근본적인 책임은 MBC에 있다는 입장인 반면, 야권에서는 “이번 결정은 헌법적인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실에 불편한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 것이 민주주의에 해가 된다고 말한다. 홍선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이번 대응은 자유를 내걸고 있는 보수 정권에서 언론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한 조치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MBC를 비롯한 대통령실 풀기자단 소속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이번 MBC 배제 조치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 취재에 대통령 전용기가 아닌 민항기를 이용해 취재를 이어나갈 것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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