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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의 인문학] 세계 최대의 테마파크인 플로리다 디즈니 월드의 ‘앱콧’은 은빛 파인애플 연상시키는 거대한 구형체내부는 어두운 관람관으로 우주와 지구의 역사 소개하고 있어 일본 은각사는 은으로 장식했다는 이름과 달리 은색 전혀 없어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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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1.19  10: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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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루미늄과 탄소의 합성물인 ‘알루카본드’로 만들어진 미 플로리다의 ‘앱콧’(EPCOT)은 세계 최대의 테마파크인 월트 디즈니 월드 내에 자리하고 있다. 무려 11,324개의 은빛 삼각형으로 구성된 ‘앱콧’의 외양이 흡사 은빛 파인애플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킨다.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커먼스)

1971년 10월,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 개장한 월트 디즈니 월드는 총면적이 101㎢으로 서울의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를 합친 규모이며 여의도의 30배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테마파크이다. 물론, 이 가운데 실제로 사용 중인 면적은 10㎢로 전체 면적이 1/10에 불과하긴 하지만 이 역시, 여의도의 3배에 달하며 지금도 확장 공사가 계속 진행중이다.

그런 디즈니 월드는 테마 공원 4개, 워터파크 2개, 리조트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테마파크가 워낙 큰 까닭에 며칠씩 사용하는 N일권을 구매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2013년의 경우, 연간 입장객 수는 약 7,000만명 정도로 방문자 수로는 세계 테마파크 가운데 단연코 1위이다.

이 가운데 1982년에 개장한 ‘엡콧(EPCOT)’ 테마 파크는 ‘디즈니 애니멀 킹덤’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데, 엡콧(EPCOT)이란 ‘Experimental Prototype Community of Tomorrow’의 약자로 ‘미래를 위한 실험공동체’라는 이름에 걸맞게 SF에 어울리는 다양한 탈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곳이다. 더불어 그런 ‘엡콧’의 중앙에 자리잡은 거대한 은색 구체(球體)인 ’Spaceship Earth(지구 우주선)’가 이번 주 은빛 건축물의 주인공이다.

‘스페이스쉽 어스’는 어둠 속에서 탈 것에 탑승해 기구 내를 돌아다니며 우주 및 지구의 역사를 배우고 체험하는 놀이 기구이다. 이러한 ‘스페이스쉽 어스’는 ‘지오데식 돔(geodesic dome)’의 일종으로서, ‘지오데식 돔’이란 면을 무수히 나눔으로써 공에 가까운 형태로 만든 다면체를 뜻한다.

‘스페이스쉽 어스’는 직경 50m, 높이 55m, 둘레 18m의 거대한 구형이며 11,324개의 삼각형 타일들이 표면을 형성하고 있다. 구조는 이전에 소개한 바 있는 캐나다 ‘몬트리올 엑스포 67’의 ‘바이오스피어’와 유사하지만 ‘바이오스피오’가 구(球)의 일부분을 땅과 접하고 있는데 반해, ‘스페이스쉽 어스’의 경우는 세 개의 다리로 지탱되는 까닭에 완전한 구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기하학적으로 ‘스페이스쉽 어스’는 각 꼭짓점이 삼각형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론적으로는 총 380개의 꼭짓점에 모두 11,520개의 삼각형으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스페이스쉽 어스’의 출입구 및 지지대를 만들기 위해 몇 개를 없애야 했기에 실제로는 954개의 꼭짓점에 총 11,324개의 삼각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더불어 소재는 습기가 많고 무더운 플로리다의 기후에 견디도록 탄소와 알루미늄의 혼합물인 은빛 ‘알루카본드’로 이뤄져 있고.

때문에 ‘스페이스쉽 어스’는 멀리서 바라볼 경우, 그야말로 엄청난 크기의 은빛 우주선이 착륙해 있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더불어 표면이 무수히 많은 피라미드식 삼각뿔로 이뤄진 까닭에 마치 파인애플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편, 시계 바늘을 미래에서 과거로 돌려보자면 세계 유수의 은빛 건축물 가운데 일본의 고도(古都)인 교토(京都)에 있는 ‘은각사’라는 절이 단연코 눈에 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표현을 은색으로 장식했다는 의미에서 ‘은각사’라 불리는 이 사찰은 우리나라의 고려 시대에 해당하는 헤이안(平安) 시대, 정토사(淨土寺)라는 절이 존재했던 터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정토사는 고려 무신의 난으로 비유되는 ‘오닌의 난’으로 소실된 상태였으며 무로마치 막부의 8대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마사가 그 자리에 별장을 지어 거처할 목적으로 공사를 시작했다가 끝을 보지 못하고 사망했다. 더불어, ‘은각’으로 불리게 된 관음전은 자신의 할아버지인 요시미츠가 세운 금각사의 금각을 흉내내 요시마사가 지은 건물이었다. 그렇게 별장용으로 건립된 은각사는 요시마사의 유언에 따라 훗날, 사찰로 바뀌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은각사처럼 교토에 소재해 있는 금각사가 금으로 외관을 장식한 것과 달리, 은각사의 누각은 은으로 장식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은각사를 세운 요시마사가 뒷날 은으로 장식할 계획이 있었지만 자금이 모자라서 실행을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완공 이전에 요시마사가 죽어서 은박을 입히지 않았다는 설, 그리고 은박을 입혔는데 떨어져 나갔다는 설 등이 있다.
그러나 2007년에 실시된 조사 결과, 은각사에는 은박을 입힌 흔적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당시의 정황에 비춰볼 때 돈이 부족해서 은을 입히지 못했다는 설도 사실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은각사는 이름만으로 놓고 볼 때 사기에 가까운 건축물의 표상이라는 것이 필자의 B급 견해이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은을 둘러싼 나머지 에피소드들을 전달하겠다. 어느덧 11월도 하순으로 접어들었다. 모두들, 올 한 해를 알차게 마무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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