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6% 합의는 학생의견 무시한 비민주적인 학생회의 처사다
학생회, 6% 합의한 적도 등투를 포기한 적도 없다

  2002학년도 등록금이 등록금인상 5.9%, 학생복지예산 0.1%로 총 6.0% 인상됐다. 이는 등록금협의회(이하 등협)가 지난 1월4일부터 15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진행된 결과 당초 학교당국이 요구한 7.4%에서 1.4% 내린 6.0%로 합의된 결과다. 총학생회측은 물가인상률에 기준을 둬 3.0% 인상을 주장했으나 근거 불충분으로 합의되지 못한 채 이 같은 결론이 나왔다. 올해 등록금인상의 주요 원인은 장기발전계획, 교양교육개선, 통학버스운영 등의 신규사업 및 교원인건비로 나타났다.

  10% 인상된 교원인건비에 대해 학교당국은 신규교원을 애초 계획됐던 28명에서 8명 줄인 20여명으로 하되 지난 1998, 1999년 2년간 동결됐던 등록금에 따라 동결됐던 인건비를 높임으로써 실력있는 인사의 유출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예년과 마찬가지로 각 단과 대학별 등록금 인상율이 다르게 적용됐다. 단대별 인상 적용률을 살펴보면 ▲인문대·사회대 - 6.2% ▲자연대(체육·간호학과 포함) - 6.0% ▲공대 - 5.2% ▲의대 - 5.8% 등이다.

  이외에도 수학전공이 9.8%, 언어청각학부가 13.5%로 각기 다른 인상율이 적용됐다. 게다가 언론정보학부의 경우 학년별, 전공별로 다른 인상율이 적용됐는데 1·2학년의 경우 11.3%, 3·4학년 중 언론전공은 1.6%, 방송통신·광고홍보·인터넷미디어전공은 6.3%다. 수학전공이 다른 자연대에 비해 높은 인상율을 보인데 대해 기획과 신창훈 계장은 “수학전공이 자연계열임에도 불구하고 실험실습이 없다는 판단 하에 그간 인문·사회대에 기준을 맞춰 등록금이 책정되다보니 수업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가장 높은 인상율이 적용된 언어청각학부에 대해 신계장은 “학부에서 먼저 등록금의 수준을 공대 수준으로 올려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학부 특성상 실습지도할 교수가 필요한데 이 지도교수의 인건비가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편 신계장은 등협에서 논의된 바 있는 복수전공생들에 대한 별도 인상 적용률에 대해 “학교당국에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으나 어떻게 적용하느냐는 부분에 있어서 학생들 의견수렴 등에 있어서 준비가 부족해 올해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등협에 대해 이기원 기획처장은 “학생대표측과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계속 분규가 이뤄졌다면 결코 학생들에게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올해 역시 예년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의견수렴을 통하지 않은 등협이라는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등협 자체에 대한 비판의 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장 남궁정양은 “약 10여일 정도 등협이 진행되는 동안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등협 진행상황을 알리지 못한 점 반성하고 있다”며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적인 등협 파기는 무의미하다는 판단하에 등협을 마쳤다”고 말했다. 또한 등협에 대해 남궁양은 “6% 인상이 타당하다고 동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우리는 등록금 싸움을 포기한 적도 학생들의 권리확대를 포기한 적도 교육재정확충을 위한 싸움을 포기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등협을 진행하는 기간이 짧은 것은 매년 계속돼온 고질적인 문제다. 하지만 이미 고질병이 된 만큼 미리 예견하고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또 등협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통로가 전무해왔던 것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등협을 진행하는 동안 학교당국에 내놓은 요구안 중 등협기간을 최대한 늘리고 발전회의 등에 학생들의 참여를 보장함으로써 좀 더 중장기적으로 등협을 준비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는 점은 크게 살 만하다. 이제는 학생들의 시선이 등협에만 매몰돼서는 안되는 시기다. 즉 학사행정·학생복지 등 피부로 느끼는 부분, 그리고 학생으로써 자신이 당연히 받아야할 부분에 대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힘을 다져야할 때다. 이에 먼저 대안없는 비난보다는 책임감있는 비판으로 괴리된 학생회와 학생 사이를 ‘탄탄한 학생회 든든한 학생’으로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것이다.

/ 홍경희 기자 imddilddil@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