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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한일정상회담, 관계회복‘긍정적’ 과거사 문제‘물음표’양국 ‘화이트리스트’ 회복 등 경제 협력 다짐…日 총리 “역대 내각의 역사적 의식 계승할 것”
김정후 기자  |  20182517@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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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5.13  07: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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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만에 일본 총리의 ‘셔틀외교 방한’이 이뤄진 가운데 얼어붙었던 한일관계가 회복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7일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과 일본 기시다 후미오 내각총리대신간의 정상회담이 열렸다.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방일로 성사된 한일정상회담 이후 52일이 지나 열린 회담이다. 일본 총리가 셔틀외교 차원으로 한국을 찾은 것은 2011년 10월, 이명박 정부 시기 노다 요시히코 총리 방한 이후 장장 12년만이기도 하다.

이번 회담이 이뤄진 결정적 계기는 2023 한미정상회담이었다. 일본의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의 방한은 지난달 26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직후 일본 측이 타진해 이뤄졌다. 일본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 성과에 의한 한일 안보 협력을 강화를 목적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산케이신문 역시 기시다 총리가 조기 방한을 고집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번 방한은 한국 내 여론과 야당의 반발에도 한일관계 복원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에 호응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번 한일정상회담은 한일관계의 회복에 중점을 뒀다. 경제적 협력이 가장 두드러졌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의 대표적 비우호 조치였던 소위 화이트리스트 원상회복 절차들이 착실히 이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 역시 “한국을 ‘그룹A’(화이트리스트)로 추가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양국은 이미 경제 협력 준비를 마쳤다. 한국은 이미 지난 4월 24일 전략물자 수출 대상 최상위 그룹인 ‘가의 1’과 일본 혼자 속했던 아래 그룹 ‘가의 2’를 ‘가’로 통합하는 등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재지정하는 절차를 이미 끝냈다. 일본은 나흘 뒤인 4월 28일 한국을 ‘수출무역관리령 별표3의 국가’(화이트리스트)에 추가하도록 정령 개정 절차를 밟는다고 발표했다. 일본이 지난 3월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철회한 만큼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해제되는 셈이다. 이외에도 첨단산업, 과학기술 등 전방위적인 협력 강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후쿠시마에 오염수 관련 한국 시찰단 현장 파견을 합의한 것도 주목을 받았다. 기시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리뷰를 받으면서 높은 투명성을 갖고 과학적 근거에 바탕해 성실한 설명을 해나갈 생각이나 한국 국내에서는 계속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인들의 이해를 깊게 하도록 이달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 원전에 한국 전문가 현지시찰단의 파견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고려한 의미 있는 조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지난 9일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은 한국 시찰단 파견에 대해 “단지 한국 측의 이해를 돕기 위한 조치일 뿐이며 처리수의 안전성을 평가하거나 확인하는 것은 아니다”고 한국 정부와 엇갈린 입장을 밝혔다.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사과 여부도 화두 중 하나였다. 지난 3월 윤석열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에 ‘제3자 변제’를 채택할 의견을 내비쳤기에 더더욱 주목을 받았다. 기시다 총리는 공동기자회견에서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잊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위해 마음을 열어주신 것에 감동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애도를 표명했다. 그러면서도 “3월 윤 대통령이 방일했을 때 1998년 10월 발표된 일한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 명확히 말했다”며 “이 정부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이 내용이 현재 일본 정치상황에서 낼 수 있는 최선의 제3정답으로 기존 3월의 도쿄정상회담 때의 입장보다는 진일보 한 것이라 평가했다. 반면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이날 기시다 총리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본질을 회피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식민지 시기 있었던 사실에 대한 인정과 책임, 사죄는 없었다”며 “일본 정부의 이전 입장을 확인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한일관계가 정상화 단계로 접어든 것”이라 자평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들어 추진된 가치 중심 외교가 이제 성과를 얻어가고 있는 것”이라면서 “제3자 방식의 해법을 결단하면서 한일관계의 주도권을 쥐었다”고 덧붙였다. 또 “기시다 총리가 본인 입으로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며 “물론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지난 12년간 냉각됐던 한일관계를 고려하면 중요한 진전”이라며 이해를 부탁하기도 했다.

   
▲ 일러스트 이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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