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 교육 방법을 의논하는 세미나에 참석한 선생님들을 직접 촬영했다. 사진 고가인 학우 제공

Q. 졸업을 유예하면서까지 해외 자원봉사를 지원하게 된 계기는?

A. 우연히 인터넷을 하다 해외 자원봉사 후기 글을 읽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해보고 싶어졌다. 또 한국에서 오래 살기도 했고 견문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에 평소 관심 갖던 아동 교육 환경 개선 봉사를 진행 중인 NGO 단체 모집 공고를 찾아 지원하게 됐다.

Q. 파견에 합격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어디서든 잘 버티고 살아남을 수 있을 만한 외모와 풍채 때문이라 생각한다. 또 ‘기관이 파견국에서 해결하려는 이슈’ ‘관심사’ ‘파견국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하고 싶은지’를 정리해 면접 때 얘기한 게 당락에 영향을 줬을 거라 본다.

Q. 파견 이후에는 어떤 일을 하는가?

A. 현재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바따라 지역에 있는 ‘Family Development Project’에 파견을 나와 있다. ‘가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학교의 역할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소액 대출 사업, 지역 관계자 회의, 아동ㆍ청년 건강검진, 응급 구호 물품 지원 등을 하고 있다.

Q. 현지에 도착하고 나서 든 감정이나 생각은 어떠했는지?

A. 출국 당일 공항에 너무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 그런지 비행기를 타서도 자느라 실감이 나지를 않고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다. 그러나 도착하자마자 습도 높은 나라만의 특징인 눅눅하고 습한 공기와 향신료 냄새가 느껴져 ‘이역만리에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Q. 현지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A. 수질이 더러워 수돗물을 사용해 만든 식당 음식들을 먹다 보면 금방 배탈이 나기 일쑤였다. 또 이슬람교 예배소인 모스크에서 매일 5번 기도 시간을 알리는 ‘아잔’이 흘러나오는데 이 소리가 커 잠귀가 밝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녹음본을 틀어주는 게 아니라 목청 좋은 사람이 직접 노래를 부르다 보니 사원별로 경쟁이 붙기도 한다.

Q. 자원봉사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A. 매일 출근길에 환하게 웃으며 인사해 주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유대감이 계속 쌓이는 듯한 느낌을 받아 좋았다. 지역 관계자 회의에 참여하면서는 이슬람 국가라 발언권에 차등을 둘 줄 알았는데 아닌 모습에 편견이 깨졌다. 직급과 성별에 관계없이 서로 깍듯하게 예의를 지켜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 방글라데시 석가탄신일에 사찰에 방문해 기도를 하고 있다. 사진 고가인 학우 제공

Q. 우리나라와 다른 파견국만의 특징은?

A. 날씨가 가장 큰 차이점이지 않을까 싶다. 올해 4월에는 최고 기온이 40도를 돌파했었고 53년만에 역대 최악의 폭염이었다는 말을 들었다. 2주 전부터는 우기가 시작돼 기온이 좀 내려갔지만 습도가 굉장히 높다.

Q. 자원봉사 시 필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인가?

A. 다름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낯섦을 수용하고 ‘여기는 우리나라와 다른 국가니 이렇게 하는 거겠지’라고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Q. 1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봉사를 가능케 하는 원동력은?

A. 낯선 환경에서 오는 신선한 자극들과 ‘내일은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기대감이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이곳은 한국에서 잘 눈여겨보지 못했던 일들이나 겪어보지 못한 일들이 많이 벌어진다.

Q. 자원봉사로 배운 점이 있다면?

A. 평정심과 참을성, 인내심을 배우고 있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자세도 갖게 됐다. 한국과는 완전 다른 일 처리 방식에 화를 내기보다는 기다릴 줄 알게 됐다.

Q. 남은 파견 기간 동안의 계획이나 목표는?

A. 다치지 않고 돌아가는 게 목표다. 며칠 전 병원을 다녀오면서 ‘타지에 사는 동안 아프면 정말 서럽다’는 생각을 했다. 또 일하고 지내는 동안 보고 느끼는 것들이 굉장히 귀중하게 여겨져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마음에 담아 가려 한다.

Q. 해외 자원봉사에 관심 있는 학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가?

A. “망설이지 말고 신청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방글라데시의 경우, 기후변화ㆍ재난ㆍ분쟁ㆍ난민 분야를 공부하고 싶은 이들이 지원하면 좋다. 국제 사회가 얼마나 비정한지, 또 그 속에서도 다양한 삶의 모습들과 서로를 돕는 움직임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