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보와 신성열 전국대학노조 한림대지부장이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기소연 기자

우리 대학은 올해부터 노동의 날에 학사 운영을 하지 않는다. 지난해와 달라진 학사 운영 배경에는 우리 대학 노동조합의 영향이 컸다. 이에 본보는 신성열 전국대학노동조합 한림대학교지부장을 만나봤다.

Q. 우리 대학의 노동조합은 2021년 시작됐다. 그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이유가 있나?

A. 사실 1987년도 쯤 우리 대학에도 노조가 존재했다고 알고 있다. 약 3년 정도 운영됐었는데 민주화의 흐름 속에서 탄압받고 조합이 공중분해 됐다. 당시 민주화 시대를 겪은 직원들은 노동조합이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았었다. 그렇게 노조 없이 학교가 운영되던 중 반값 등록금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며 학교 내부적으로 임금을 동결시켰다. 하지만 뉴스에서는 우리 대학의 재단 건전성이 우수하다는 내용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당한 노동환경을 만들려는 목적으로 지난 2021년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Q. 종종 현수막이 보이지만 정작 우리 대학노동조합에서 현재 어떤 활동하는지 모르는 재학생들이 많다.

A. 우리 대학 노동조합은 설립된 지 3년 차에 접어든 젊은 조직이기 때문에 타 대학 노조와는 성격이 다른 것 같다. 우리 노조는 집회와 투쟁으로 얼마나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직원과 재학생, 대학이 서로 상생하는 조직을 추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본적으로 노조는 근로조건의 향상과 정당한 급여 인상을 목표로 활동한다. 이에 더해 학교 측의 잘못된 경영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노조가 처음 설립된 2021년은 코로나19가 지배적이었다. 당시 직원들이 출입 인원들의 체온을 직접 재고 있었는데 이는 직원의 안전을 위협하는 경영이었다. 때문에 노조에서는 단체 운동을 했고 결국 체온 측정 기계가 도입될 수 있었다.

▲ 우리 대학에 설치된 노동조합 현수막이다. 사진 기소연 기자

Q. 노동의 날인 5월 1일이 지난해에는 휴일이 아니었다. 이를 노조에서 협상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배경이 궁금하다.

A. 노동의 날에 근무를 하면 1.5배의 추가 수당을 받는다. 그럼에도 우리가 휴무를 제안한 것은 우리가 노동자임을 재확인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 대학은 노동자를 기념하는 노동의 날에 정작 노동자들은 쉬지 못하고 있었다. 이 내용을 학교 측에 전달했고 안건이 받아들여져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개교기념일 같은 경우에도 노조의 요구덕에 휴일로 지정될 수 있었다.

Q. 임금 인상과 관련해 재학생들은 등록금 인상을 걱정할 것 같다. 이에 대한 노조의 입장이 궁금하다.

A. 우리 대학은 이전에 반값 등록금을 이유로 임금을 동결한 사실이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은 학급 평균인 51.4%보다 낮은 32.6%에 불과하다. 전체 재원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만큼 임금 인상을 이유로 등록금을 인상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Q. 현재 우리 대학의 직원 처우는 어떤 상황인가?

A. 노조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상당히 힘들었다. 당장 같은 재단인 한림대 병원 직원의 임금은 우리 대학 직원보다 40% 가까이 더 많은 상황이다. 하지만 노조 설립 이후 우리 대학의 직원 처우는 강원권 중 가장 좋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아직 갈 길이 먼데, 우리 대학의 재단이 건재한 상황에서 직원들의 처우가 더 개선될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Q. 우리 대학의 노조에 미화원과 영양사 등도 포함돼 있나?

A. 영양사는 외부 업체인 아워홈 소속이고, 미화원의 경우도 업체에 외주를 주고 있다. 우리 대학의 노조가 전국대학 노동조합 산하이다 보니 대학에 소속된 직원만 가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Q. 노조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단결과 협력을 바탕으로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학 내 공정하고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각 노조마다도 성향이 다른데, 우리 대학 노조의 경우 대학의 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고, 집회 등 투쟁 과정에서 불편할 수 있는 경우를 고려해 최대한 재학생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Q. 올해 추구하는 목표가 있다면?

A. 올해는 단체협약과 임금협약이 동시에 있다. 때문에 두 협약에 최대한 집중할 계획이다. 더불어 우리 대학 노조에 소속된 조합원들이 많다 보니 소외될 수 있는 그룹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이를 바탕으로 단체협약을 추진할 계획이다.

Q. 본인에게 노조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나?

A. 노조가 없을 때는 부당함을 한탄할 곳도 없었고 그 필요성도 못 느꼈다. 하지만 노조가 출범하고 많은 이들이 애로사항을 토로하는 등 조합원들을 지키는 울타리 역할을 하고 있다. 조직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데 있어 견제는 필수적인데 이를 노조가 맡고 있다. 다른 지부장들의 경우 노조를 삶이라고 생각해 우울증 약을 먹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나는 노조를 업무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맡은 책임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다.

Q.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포부를 밝힌다면?

A. 재학생들은 졸업하고, 교수는 임용 절차 때문에 학교에 상대적으로 늦게 소속된다. 결국 직원들이 가장 오래 학교를 지키고 있는 구성원이다. 그런 만큼 즐겁고 행복한 직장생활이 될 수 있도록 노조를 가꾸어 나가겠다. 

/신성열 전국대학노조 한림대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