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8일 6시 생명과학관 강당에서 ‘기지촌 여성의 삶’이라는 주제로 강연회가 진행됐다. 한림대기독교 동아리 <SCA>의 주최로 열린 이번 강연회는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고유경 간사가 강연을 맡았다.

  강연에 앞서 인천방송에서 제작된 ‘우리땅을 돌려주오’라는 제목의 영상물이 상영됐다. ‘주한미군에 의한 기지촌 여성들과 지역주민들의 피해상황’에 대한 내용을 담은 이 영상물에서는 부평, 춘천 등 도시 한가운데 들어서 있는 미군기지로 인한 소음, 교통 불편과 농촌의 논, 밭에 위치해 피해를 주고 있는 미군기지의 악영향을 고발했다.

  영상물 상영이 끝난 뒤 강연에서 고유경 간사는 먼저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라는 단체는 지난 1992년 10월에 일어난 기지촌 여성 살해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세워졌으며 이후 93년부터 상설기구로 자리잡게 됐다”며 자신이 소속된 단체를 소개하고 “주한미군이 우리나라에서 일으키는 범죄는 연 2∼3백 여건에 다다르지만 우리가 해결하거나 조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피해를 받는 기지촌 여성이나 주민들은 피해자인 자신을 가해자로 만들어 버리는 한국경찰의 행태로 더 힘들어한다”며 한국정부를 비판했다. 또한 고간사는 기지촌 여성들의 삶에 대해 “그들은 현재 미군과, 한국사회 내의 문제 등 이중 굴레 속에 엉켜있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삶을 살고 있다”며 “그들은 이미 사회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존재하기 때문에 미군기지가 철수된다해도 사회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기지촌 여성의 삶의 문제가 정치적인 것만이 아닌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간이 된다면 그들을 찾아가 함께 대화해 보고 또한 일상 속에서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에 대해 고민할 것”을 당부하며 강연회를 마쳤다.

/김정욱 기자 kjw0304@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