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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연이어 터진 사고로 군 ‘어수선’가혹행위로 훈련병 사망해 … 당분간 연습용 수류탄만 사용
강호빈 편집장  |  20192504@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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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6.01  08:4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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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내에서 연이어 사고가 발생하며 군에 대한 비판과 불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육군 제1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1명이 군기훈련을 받다 쓰려져 이틀 뒤인 25일 순직한 사고가 일어났다. 쓰러진 훈련병은 수십 분간 방치되다 발견돼 신병교육대 의무실로 이송 후 응급처치를 받았다. 이후 민간 병원으로 응급 후송됐으나 치료 도중 상태가 나빠진 끝에 폐혈성 쇼크로 사망했다. 순직 군인은 지난달 30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사망한 훈련병은 민간 병원으로 옮겨졌을 당시 지나친 체온 상승과 무리한 운동에서 비롯된 근육 손상을 원인으로 횡문근융해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육군본부에 따르면 훈련병 6명이 떠들었다는 이유로 중대장의 지시에 완전군장 상태로 연병장 뜀걸음과 팔굽혀펴기 등 가혹행위를 받았다고 한다.

육군 규정상 군기훈련을 시킬 경우 완전 군장을 한 상태에서는 훈련병은 걷기만 가능하며 걷더라도 1회당 1km 이내만 지시 가능하다. 팔굽혀펴기는 이등병 기준 20회까지 최대 4세트로 맨몸인 상태에서만 시킬 수 있다. 또 얼차려 대상자 신체 상태를 고려해 실시해야 하며 시행 전 신체 상태에 대해 문진을 하도록 규정돼 있다.

변을 당한 훈련병은 쓰러지기 전 계속해서 이상 징후를 보였으며 함께 군기훈련을 받던 동료 훈련병이 이를 파악하고 보고했다. 그러나 간부들은 꾀병이라 판단해 계속 군기훈련을 진행했다고 전해진다.

경찰은 군 당국으로부터 중대장과 부중대장의 업무상과실치사 및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 사건을 넘겨받고서 수사전담팀을 꾸려 수사하고 있다. 또 군 당국은 사망한 훈련병과 함께 얼차려 받았던 훈련병 5명 등을 대상으로 심리 안정을 지원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29일 임시국무회의에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불러 보고 받고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한 총리는 “군 장병들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려 입대한 사람들로,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 국민들이 열심히 살며 고생스럽게 키워낸 자식들”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장병들의 병영 생활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불합리한 관행이나 제도는 없는지 점검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달 21일 제3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수류탄 훈련을 하던 중 수류탄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훈련병 1명이 사망하고 교관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들은 국군대전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나 훈련병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소대장은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병이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고 던지지 않자 이를 본 소대장이 달려가 제지하는 과정에서 폭발한 것으로 조사과정에서 밝혀졌다. 다행히 안전지대에 있어 더 이상의 추가 인명피해는 없었다.

지난 2015년 제50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수류탄 폭발사고가 일어난 뒤 약 3년 가량 훈련병은 세열수류탄 훈련이 금지됐다. 이후 2019년부터 다시 훈련이 재개됐으나 불과 5년 만에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각 신병교육기관은 세열수류탄 사용 여부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또 육군본부는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실제 수류탄 대신 연습용 수류탄을 사용해 훈련하도록 지시했다.

사망한 훈련병의 부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심경을 남기기도 했다. 그들은 “생각보다 군 생활 할 만하다고, 훈련도 받을 만하다고 했다”며 “다음주에 만나서 맛있는 거 먹고 영화도 보자는 말에 ‘좋아요’ 했던 우리 아들”이라 회상했다.

병사 뿐만 아니라 간부들의 극단적인 선택도 일어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난달 27일 강원도 양구군에 위치한 육군 부대 소속 위관급 장교가 자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같은날 공군에서도 20대 초급 간부가 인근 숙소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현재 군 당국은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일주일 새 군대 사망사고가 잇따라 터지며 군인 자녀를 둔 부모와 가족, 지인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군 위문 홈페이지 ‘더캠프’에는 군대를 보낸 자녀들을 걱정하는 게시글과 숨진 훈련병을 애도하는 내용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훈련소에 아들을 보낸 지 2주된 한 부모는 “피가 거꾸로 솟고 입에서 내뱉는 욕설과 저주가 부질없는 걸 안다”면서도 “아들을 집에 데려오고 싶다”고 했다.

동생이 숨진 훈련병과 같은 날 입대했다고 밝힌 B씨는 “사망한 훈련병이 쓰러지는 모습을 제 동생 포함 동기들이 봤다고 한다. 가슴이 아프다”며 “근육이 녹아 쓰러져 죽을 만큼 그 훈련병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냐”고 적었다.

숨진 훈련병의 장례식장을 알리는 글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댓글 100여 개가 달렸다. 누리꾼들은 “책임자들이 법대로 처벌받도록 지켜보겠다”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입대 중인 아들을 생각하면 남 일 같지 않다”며 비통해했다.

   
▲ 일러스트 김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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