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쇼 라즈니쉬라는 인도의 수행자가 있다. 하루는 라즈니쉬에게 한 남자가 찾아왔다. 이 사람은 파리가 자기 뱃속에서 날아다닌다는 환상 때문에 고민스러워했다. 이 남자는 입벌리고 자는 버릇이 있는데 자기가 입벌리고 자는 동안 파리 두 마리가 입 속으로 들어간 것 같다며, 그 파리들이 지금 내 뱃속을 윙윙거리며 날아다니고 있어서 너무 걱정스럽고 고민스러우니 고쳐달라고 찾아왔다. 라즈니쉬에게 오기 전에 다른 의사들을 찾아가 봤지만 의사들은 “그것은 당신 상상일 뿐”이라며 웃기만 하고 되돌려보냈다고 한다. 그러자 라즈니쉬는 이 남자의 배를 쓰다듬으며 “이 놈들이 여기 있군”하며 눈을 가리고 입을 벌리고 누워있으면 그 파리들을 꺼내주겠다고 하였다. 이 남자가 지시대로 하고 있는 동안 라즈니쉬는 옆방에서 힘겹게 파리 두 마리를 잡아 병 속에 담아왔다. 그리고 그 남자에게 다시 돌아와 주문을 외우며 파리를 빼내는 시늉을 하더니 그 병 속에 있는 파리를 보여주며 빼냈으니 이제 안심해도 된다고 일러주었다. 이 남자는 그 병을 받아들며 “그 바보 의사들에게 가서 보여줘야겠습니다”라고 말하고 갔다. 그 남자는 그 이후 완전히 회복되었다.

  이 이야기는 얼핏 참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공감이 보여주는 지혜와 마술 같은 힘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이 남자가 뱃속에 파리가 들어있다고 호소하는 것은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 남자에게는 심각하고 고통스러운 고민이었다. 의사들은 그것을 단지 상상일 뿐이라며 비웃을 뿐 그 남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그 남자가 겪고 있는 고통과 고민은 알아차리지 못하였다. 그러나 라즈니쉬는 이 남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것을 마치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처방해준 것이다. 라즈니쉬는 이 남자의 고통을 공감적으로 이해한 것이다. 아무리 그것이 환상이고 상상일지라도 이 사람은 얼마나 고통스러울 것이고 고민스러울 것인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 이 사람이 겪고 있는 실제적인 고통인 것이다. 라즈니쉬는 그것을 공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그런 이해가 바탕이 되어 우습지만 기적 같은 처방으로 그 사람의 병을 고칠 수 있었던 것이다.

  공감이란 이렇게 철저히 그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것이다. 내 눈높이에서만 상대방을 보면 상대방을 비평, 비판, 평가할 수는 있어도 공감할 수는 없다. 내 눈높이가 아닌 상대방의 눈높이에서 봐야 공감이 된다. 그래서 공감은 상담자에게도 중요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에게도 중요하고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에게도 중요하다. 또한 동물과 식물을 키우는 사람이 공감능력이 있으면 그 동물과 식물이 잘 자란다. 공감은 병을 고치기도하고 사람과 생명체를 성장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상담자들이나 정신치료자들은 공감에 마술적인 힘이 있다고 표현한다.

/ 최명식(학생생활상담센터 전임상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