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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사회의 출현과 더불어 발전해 온 사회운동은 사회변화구조에 따라 그 성격을 달리해왔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신사회운동을
진단하고 그 현장을 찾아가본다.
1. 신사회운동의 배경과 특징
2. 현재활동과 향후전망
3. 현장을 찾아
1) 빈민 - 도시재개발 선정지역
2)
환경 - 여천공단
“정부는 「KIST」조사결과를 부인하는 재조사를 전면 백지화하고 조속히 주민 이주와 환경복원대책을 세워라” 화학분진에 검게
‘죽어버린 땅’여천, 그 하늘을 뒤덮은 유독가스 아래서 주민들의 생존권쟁취 투쟁은 계속되고 있었다. 지난 93년 10월부터 2년4개월에
걸쳐「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하 KIST)」에 의해 실시된 ‘여천공단 주변마을 환경영향 및 대책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여천공단 주변마을은 사실상
‘사형선고’가 내려졌다. 이 연구는 여천공단 일대를 대기오염, 지하수와 음·용수를 포함한 각종 수질오염, 공장노후 및 유독가스 누출 등의 사고로
인한 대형 인명사고 위험 상존 등 하늘, 땅, 바다가 사람이 살기에 부적합한 곳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여천 하늘은 희뿌옇게 흐려 있었다. 오염이 가장 심각한 지역 중 한 곳인 상일동으로 가는 동안 차창 밖으로는 연기를 내뿜는
공단 굴뚝이 계속해서 스쳐갔다. 취재팀이 탄 택시의 운전수는 “오늘은 바람이 없어서 덜하지만 바람부는 날은 매캐한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파서
차창 열고 운전 못해요” 라며 공단에서 배출하는 화학약품 연소가스로 인해 오래전부터 두통을 앓고있다고 말했다. 얼마후 택시는 대기오염도 측정기가
설치되어있는 상일동 입구에 멈췄다.
“마을 경로당에 가보세요. 나이드신 분들 치고 피부병 없는 분들이 없어요. 저도 얼마전부터 등에 두드러기가 나는데 아무래도
심상치 않아요” 「상일동 생존권 쟁취 및 이주대책 위원회 (이하 상일동 대책위)」의 한 청년은 붉은 반점이 돋아난 등을 취재팀에게 내보이며
말했다. 또한 「상일동 대책위」위원장 조봉옥씨는 “집집마다 두통약, 피부연고가 없는 집이 없어요. 밤마다 공장에서 ‘쌕’하는 소리가 나서 잠도
잘 수가 없고요. 무엇보다 당장 마실 물도 없는 이곳에서 어떻게 살라는 것인지, 정부가 국민을 살리려는지 죽이려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라며
당국을 비난했다.
정부는 「KIST」조사에 대해 의문을 제기, 환경부 주관으로 ‘공단주변 환경실태 재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근거로 정부는
「KIST」의 조사결과를 뒤엎고,‘ 주민이주는 시기상조’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주민들은 크게 분개하며, 이후 정부에서 추가 실시하려는
‘여천공단 안전도 검사’를 적극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일동 대책위」위원장 조봉옥씨는 정부의 ‘환경실태 재조사’에 이은 ‘공단안전도
검사’실시에 대해 “정부는 단지 2주간의 면피조사를 가지고 앞서 발표된 「KIST」의 조사결과를 반박했다. 이는 현재 정부가 실시하려는 안전도
검사 또한 주민이주 및 생존권 보장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계략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여천 일대에서 수산물을 팔며 30여년 동안 리어카를
끌어온 상일동의 한 주민은 “예전에 잡히던 수의 1/3도 잡히지 않아 지금은 먹고 살기도 힘들다”며 해양오염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여천공단은 1966년 여천공업기지로 지정된 후 현재 일일고용원과 용역업체 고용인원을 포함해 약 4만여명이 근무하는 동양 최대의
석유화학계열 공업단지로 성장했다. 그러나 그 규모에 상응하는 환경보존 대책이나 안전대책은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상당히 미흡한 상태다. 이는
공단설립 이듬해인 67년부터 악화된 환경오염으로 주민들의 집단이주 요구가 계속된 것과 공단 설립이후 94년 말까지 알려진 크고 작은 사고가
109건(사망 58명)에 이르는 것, 각종 환경분쟁으로 인한 피해보상금이 전국의 58%인 179억원에 이른 것에서 잘 드러난다. 지난
9월3일에도 폴리우레탄 생산업체인 한화바스프(주) 여천공단 폐수처리장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폭발사고로 4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여천공단의 안전사고 발생 및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거론됐다. 그러나 그동안의 대책은 극히
소홀했으며, 그나마 최근 여천시에서 계획한 97년부터 99년까지의 단계적인 주민이주 계획의 시기도 너무 늦다. 우리나라 환경운동은 서구 유럽에
비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구 유럽의 환경운동은 근대화와 맞물려, 그 목표가 지구 생태계 보존이라는 범인류적인 성격을 띤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정부의 경제성장 우선정책으로 환경운동의 세력이 극히 미약한 실정이다. 이런 열악한 상황으로 인해 우리나라 환경운동단체들은 대중적 참여
유도를 통해 일반인들의 환경의식을 고취시켜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는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환경문제를 좌시, 책임회피에만 급급한
태도를 지양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피해주민들, 환경운동단체들과의 협의하에서 환경문제의 해결에 힘써야 할 것이다.
/ 김승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