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한림대학교 5개년 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가 있었다. 공청회는 그 점잖은 이름과는 달리 시작부터 소란스러웠다. 발전계획은 공청회를 주최한 발전계획연구위원회 유재천(언정·언론·교수) 위원장의 말을 빌리자면 20주년을 맞아 우리학교의 이사장이 각 학부장들을 면담하던 중 당장 시급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계획된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한달이라는 단기간 내에 향후 5개년의 발전계획을 짜냈기 때문에 교수·직원·학생 등의 의견은 묻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5개년 발전계획에 대해 존재여부도 모르고 있는 학생들이 태반이다.

  때문에 이에 대해 ‘졸속적’이라는 비판은 면키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 공청회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 참가자는 학생에게 손가락질과 함께 “너 나갚라는 말만 남긴 채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일부 학생들 역시 공청회 형식을 무시하고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발언하기도 했다. 또한 공청회란 중요 안건을 의결함에 앞서, 구성원들로부터 공개 석상에서 의견을 듣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공청회의 질의시간은 1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여하튼 학교당국은 오는 15일 5개년 발전계획을 발표하겠다고 공고했다. “장미빛 환상에 젖은 계획에 불과하다”는 교수평의회의 지적과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라”라고 말하는 총학생회의 입장을 짊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이런 입장들을 수용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또한 공청회 이후 학생들의 의견수렴과정을 별도로 갖겠다는 학교당국은 별다른 믿음직스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학교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움직임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구성원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계획안은 환영받기 힘들다. 완성도 높은 발전계획을 위해 발전계획위원회가 지금이라도 학내의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 홍경희 기자 imddilddil@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