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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열띤 토론 벌였으나 구체적·실질적 방안없이 마무리돼
청소년보호위원회가 발족한 뒤, ‘청소년보호’라는 문제를 두고 여러갈래 목소리들이 오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4일
우리학교 개교 20주년과 청소년보호위원회 발족5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열렸다. 우리학교 「법학연구소」 주관으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청소년보호에
관한 법적고찰’이라는 주제로 서울 흥사단 강당에서 진행됐다.
「법학연구소」 오종근(법학부·교수) 소장은 개회사에서 “최근들어 청소년 성매매와 유해매체물에 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같은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에 관한 많은 연구를 해온 전문가들과 학계, 실무 종사자들의 의견을 듣는 토론의
장으로서 좋은 성과가 맺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한달선 총장은 “청소년 보호의 문제는 공익성과 표현의 자유라는 두가지 가치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복잡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며 “오늘 대학과 관계당국의 뜻깊은 만남을 통해 청소년 문제에 대한 다각적 고찰과 나아가 청소년 법률제도의 조화로운 운영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보호위원회」 이승희 위원장은 격려사에서 “발족한지 5년밖에 되지 않은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정책들은 아직 만들어지고
있는중이기 때문에 미흡한 점이 많다”며 “전문연구자들의 도움을 받아 올바른 체제기반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영근(한양대·법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주제발표는 총 3가지 주제로 이뤄졌다. 한상희(건국대·법학과) 교수는
‘청소년보호를 위한 정부의 역할과 한계’라는 주제로 첫 발제를 진행했다. 한 교수는 “‘청소년보호’는 청소년을 주체로 부각하지 않은 채 어른의
입장에서 어른이 처한 사회구조를 그대로 떠맡기는 지배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라며 “청소년들을 ‘보호와 원조’의 대상물로 전제하는 것이 아니라
‘보호와 원조’를 바탕으로 그들이 속한 생활공동체 속에서 실질적인 시민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 교수는 현 시스템의 대안으로
“청소년문제와 관련된 기구들을 통할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며 “행정각부를 통할하는 지위에 있는 국무총리실에 청소년관련 부서를 모두
통할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하는 것이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첫 발제가 끝나고 권준모(경희대·교육대학원) 교수와 「서울시
하자센터」 전효관 부소장의 토론이 이어졌다.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적 고찰’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은 우리학교 황성기(법학부·조교수) 교수는 “신체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존재인 청소년은 그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육성과 보호’라는 차원에서 어느 정도의 국가개입은 필요하다”며 “‘청소년성보호법’은
‘청소년의 성보호’ 특히 ‘성적 학대 내지 성적 착취로부터 청소년보호’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특별법으로서의 성격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청소년보호법을 제재시스템과 관리시스템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제재시스템의 문제점으로는
▲청소년성매수행위죄의 문제점 ▲청소년이용음란물죄의 문제점 등을 들었다. 관리시스템의 문제점으로는 피해 청소년에 대한 적절한 관리체계가 확립돼
있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또 황 교수는 제재시스템은 ▲대가성 및 포섭대상 행위유형 범위 확대 ▲청소년이용음란물의 용어 및 개념정의 개선
▲‘영리의 목적’이라는 구성요건 삭제 ▲실제로 청소년이 등장하지 않는 청소년이용음란물 처벌 여부의 결정 등으로, 관리시스템은 ▲청소년대상
성범죄자의 등록제도 도입 ▲청소년대상 성범죄자 취업제한제도 도입 등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의 발제에 대한 토론은
전지연(연세대·법학과) 교수와 「청소년을위한내일여성센터」 정미정 사무처장이 맡았다.
마지막 발제를 맡은 성신여대 법학과 황승흠 교수는 ‘청소년유해매체물 제도에 대한 법적 고찰 -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황 교수는 “우리나라가 청소년유해매체물제도를 도입하는 근간으로 삼았던 독일의 제도가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말했다.
또 청소년유해매체물 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일회성 간행물의 문제 ▲인터넷환경에 대한 문제 ▲다른 법령과의 통일성·체계성 확보
문제 등으로 분류했다. 황 교수는 “청소년유해매체물 제도는 불법과 저속이라는 매체물 규제틀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며 “성인의 자유 보장과
청소년보호라는 양립가치에 대한 조정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의 청소년유해매체물제도도 변화의 전환점에 서있는 것은 분명”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끊임없이 적응해 더욱 실효성있는 제도로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박선영(서울대·법학과) 계약조교수와
「미디어교육연구소」 문미원 소장의 토론과 종합토론을 끝으로 학술발표회를 마쳤다.
이날 발표회는 대학연구소와 청소년보호에 관련된 실무종사자들과의 만남을 마련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그러나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채 마무리짓게 돼 아쉬움을 남겼다.
/ 홍수경 기자 hsk@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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