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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기획]교육개혁안 1년을 점검한다교육개혁안 ‘빚좋은 개살구’, 교육재정 배제된 페쇄적 개편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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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09.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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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31교육개혁안이 발표된지 1년이 됐다. 한해 동안 교육계의 기대와 우려를 가져 온 교육개혁안은 많은 논란을 가져왔다. 이에 사회부에서는 교육개혁안 1년을 진단해 본다.

  한국대학의 구조적 문제들을 치유할 수 있는 대학 교육개혁의 핵심적 내용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다소 단순화해서 말하자면, 그것은 첫째 국민소득 만불시대에 걸맞는 교육재정 확보이고, 둘째 대학자치의 토대를 마련하면서 동시에 대학사회 특히 사립대학의 관행화된 부정과 비리를 척결할 수 있도록 교육관계법을 개정·제정하는 것이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교육개혁위원회(이하 교개위)는 95년5월31일 ‘교육개혁안’을 발표하였다. 교육개혁안은 실로 김영삼 정권 출범 2년 반만에, 그리고 교개위 구성 1년 반만에 발표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 5·31교육개혁안 발표된지 1년이 넘어가고 있다. 과연 정부의 교육개혁안은 그동안 우리 대학의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렸으며, 또 동시에 어떠한 문제점들을 지니고 있는 것인가?

  정부는 ‘국가경쟁력 강화’를 앞세우면서 94년부터, 대학종합평가인정제를 계획보다 앞당겨 실시하고 있다. 이 인정제는 대학교육의 질을 높혀서 ‘대학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대학의 무한경쟁의 신호탄인 이 제도는 교수충원율을 높히고, 교육시설을 확충하도록 강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어서 교육부는 최근 각 대학이 추진중인 학사개혁(문제가 있는 예를들면, 학과 통폐합, 종합생활기록부 반영, 원어강의 등)을 평가해 오는 8월까지 20개 대학에 3백억원을 차등지원 하기로 발표하였다. 그러나 정량평가에 치우친 인정제는 대학을 졸속으로 차별화·서열화 하면서 개별 대학의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고 있다.

  95년에 교육부는 국가발전의 관건이 국가 경쟁력을 갖추는데 있고, 국가경쟁력의 핵심이 경쟁력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의 경쟁력에 달려있다는 논리를 가지고 대학의 창의적인 발전과 경쟁력 제고에 걸림돌이 되어 온 규제위주의 대학정책을 자율화한다고 밝혔다. 그 방안이 대학정원의 단계적 자율화와 학사운영체제(예를 들면, 학기구분, 수업일수, 졸업소요학점 등)의 자율화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6개 항목의 교육여건 종합평가에서 ‘우수’ 판정을 받은 7개 지방사립대의 (97학년도 부터) 정원 자율화를 96년 5월 처음으로 발표하였다. 그러나 교육부의 정원자율화와 학사자율화는 대학지원자의 감소추세와 교육개방 등의 정황을 고려할 때, 오히려 학력인프레를 조장하면서 대학교육을 질적으로 저하시키고 또 동시에 고학력 산업예비군을 양성하는 것이다.

  교개위는 95년 ‘세계화·정보화 시대를 주도하는 신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5·31 교육 개혁방안을 발표하였다. 교개위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려진 열린교육사회, 평생학습사회 Edutopia 건설’이라는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결정된 9개 방안(5개 추진과제는 하반기에)을 제시하였다. 이 가운데 대학과 관련된 방안으로는 1)열린교육사회, 평생학습사회 기반 구축(학점은행제의 도입, 시간제 학생등록 실시, 최저전공인정 학점제 도입 등) 2)대학의 다양화와 특성화(교양인 양성중심, 대학원 중심, 전문기능인 양성중심 등 대학 모형 제시, 학부제, 대학설립과 정원 및 학사운영 자율화, 대학교육의 국제화 등) 3)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대학입시제도(국·공립대학은 국가가 제시하는 기준에 따라 학생 선발, 사립대학은 자율적으로 학생선발, 종합생활기록부제 도입 등)이다.

  한편 교육부는 5·31교육개혁안 후속조치의 하나로 ‘대학원 교육제도 개선안’도 95년 8월 발표하였다. 이 개선안도 대학원 교육체제를 다양화하고 특성화해서 고급 연구인력을 양성하고 그래서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교육부는 우선 학문중심과정의 일반대학원, 특정직업(신학, 법학, 의학, 교육학 등)과 연계된 전문분야의 인력양성에 중점을 두는 전문대학원, 직장인 또는 일반 성인의 재교육 기능을 담당할 특수대학원 등으로 대학원을 다양화하려고 한다. 또 교육부는 정보통신·통상외교·지역연구·디자인 분야 등의 전문요원 양성을 위하여 학부없는 대학원, 즉 단설 대학원 제도를 통하여 대학원을 특성화 하고자 한다.

  1년은 5·31개혁안의 공과를 따지기에는 짧은 기간이다. 그러나 이 병주고 약주는 식의 개혁안으로 인하여 최근 대학이 변화의 소용돌이에 수동적으로 휘말린 것을 고려하면, 그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우리나라 대학과 대학원 교육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은 대학교육의 질적 수월성 추구를 통한 자생적 학문과 자생적 학문의 재생산구조의 구축이다. 동시에 빈약한 교육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기존 학문방식을 극복하여 통합학문적인 학제간 연구(분야별 세분화된 전문화와 함께)를 활성화 시키기 위하여, 학과간, 대학간 경쟁 보다는 헙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5·31개혁안은 대학교육의 국적을 되찾고, 대학간 협력망을 짜는데 얼마만큼 기여하고 있는가?

  가장 최근인 지난 5월22일 교육부는 ‘차세대 성장 잠재력인 인적자원의 확보’란 제목으로 신경제 장기구상 틀속에 교육을 포함시키는 개혁안을 발표하였다. 이 개혁안은 그간 정부의 교육정책을 가장 솔직히(?) 들어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이 개혁안의 중요 사항은 ▲국립대학의 민영화, 공립화, 특수법인화 추진 ▲부실사학 기업인수 ▲사학기부금 적극유치와 기부금입학제 도입 ▲교육대, 사범대 통합 및 공립화 ▲2000년 까지 세계 100위권 대학 1개, 500위권 2개, 2020년 까지 10위권 1개, 100위권 3개, 500위권 5개(서울대학은 현재 700위 정도라고 한다) 만들기 등이다. 간단히 말해서 이 개혁안은 정부 신경제정책의 토대인 신보수주의의 규제완화와 복지축소 그리고 시장의 지배라는 이데올로기를 철저히 반영하고 있다.

  소수대학의 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교육의 공공성은 파기되고 교육은 상품으로 전락한다. 재벌기업에 대학 규제완화 정책이 대학가의 일부 우수,부유대학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일부 사립대학이 총장직선제를 폐지하여 교육의 민주화를 위한 노력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대학의 ‘도약’을 위해서는 민주적 절차도 필요없다는 사학재단의 독점적 경영 논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대학사회의 민주화없이 대학교육의 질적 도약은 조금도 이루어 질 수 없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정부는 재정부담없이 ‘개혁의지’만 가지고도 대학사회를 민주화할 수 있는교육관계법을 민주적으로 개정·제정해야 한다. 사실 임기가 얼마 남지않은 현정권이 교육부문에서 할 수 있는 ‘개혁’은 교육관계법, 특히 사립학교법의 민주적 개정뿐이다.

/ 박거용(상명대 영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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