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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엘리트 독재주의에 빠져있는 문학인들의 각성 필요”인터뷰 - 마광수 교수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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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09.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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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독재주의에 빠져있는 문학인들의 ‘자유’적인 각성이 필요하다”

▲ 요즘 근황은 어떤가?

 95년 6월, 대법원 상고심에서 『즐거운 사라』 사건이 결국 유죄로 판정돼, 연세대학교에서 해직됐었는데, 학생들의 복직운동으로 현재 연대에서 시간강사로 1과목 세 시간짜리 강의를 맡고 있고, 여기저기 강연도 다니고, 정기적으로 기고하기도 한다.(『길』지에 장편소설 연재 등) 최근작은 철학적 에세이 『운명』(사회평론사)과 장편소설 『불안』(리뷰앤리뷰사)이다. 최근 영화 사전심의 제도에 위헌 판결이 내려졌는데, 아직 출판물은 심의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교수님께서 저술한 『즐거운 사라』도 “형법상의 음란물"이라는 표현을 받으면서 제재 결정을 받았는데, 출판계의 이러한 심의제도를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차라리 영화의 사전심의 제도를 부러워했다. 사전조율이 가능해 나처럼 형사범으로 전격 구속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출판물 심의는 사후심의라서 몇 줄을 핑계삼아 책 전체를 판금시키거나 형사고발 하기까지 한다. 「간행물윤리위원회」의 이런 초법적 월권행위가 여전히 계속되는 이유는 문학인들이 모두 ‘엘리트주의자’들이고 또 경건주의, 수구적 봉건윤리 등에 함몰돼 있어 문학인들 스스로가 검열철폐를 주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당한 ‘즐거운 사라’사건은 “미풍양속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강의중인 교수작가를 전격 구속한,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사건이다. 심의위원들은 이른바 음란물 뿐만 아니라 기타 기득권의 지배논리를 해친다고 생각되는 서적 등을 형평성없이 ‘사형’시키고 있다. 표현의 자유는 헌법에도 보장돼 있는데 그들은 (또는 ‘사라’ 재판을 일으킨 검찰이나 ‘사라’를 유죄로 판결한 사법부는) 위헌적 월권으로 조선조식 ‘원님재판’을 자행하고 있다.

▲ 교수님께서 구속될 당시 문학인사와 출판계 인사들이 「문학 작품의 표현자유 침해와 출판 탄압에 대한 공동대책 위원회」를 결성했었는데, 현재 위원회의 활동상황은 어떤가?

  고은 씨등 300여명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나의 구속을 반대했는데, 현재는 그런 상설기구가 없다. 문인들은 더욱 눈치를 보며 새로운 권위주의에 길들여져 가고 있다. 문인들의 계파의식과 양반윤리가 문제다. 요즘은 다들 성에 대해 떠들어대면서도 “마광수는 안된다”고 기피하는 출판사·잡지사가 꽤 많은데, 내가 표현의 자유를 외쳐봤자 다들 “자유는 좋지만 방종은 안된다”식으로 나오며 스스로의 권리를 포기하고 있다. 「간행물 윤리위원회」의 활동을 어떻게 생각하나? 군사독재 문화의 유산이다. 자용단체가 아니라 관변단체이고 준사법기관이기 때문이다. 문학을 누가 심판하는가? 독자를 무시하고 창의력 있는 문화발전을 저해하는 단체이다.

▲ 출판물 심의제도 폐지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단체의 현황은 어떠한가?

  출판물 심의제도를 폐지하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는 없다. 이른바 ‘진보’를 외쳤던 「창작과 비평」이나 「실천문학」 등도 출판물 검열 폐지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주장 자체가 엘리트주의이고 검열을 주장하는 플라톤주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한국의 지식인들 모두가 ‘자유’를 위험한 것으로 생각하는 권력지향적 인격에 함몰돼 있다고 본다.

▲ 나름대로의 대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대학인, 문화인들이 한시바삐 자유주의의 본질에 대해 각성하여 엘리트 독재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특히 문학인들이 훈민주의적 문학관에서 벗어나, 간행물 검열법 및 애매모호하기 짝이 없는 형법의 풍속규제들을 철폐시켜나가야 한다.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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