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의 ‘개혁 끌어안기’인가, ‘경제 살리기’인가?

  지난 25일 확정된 우리나라의 「경제개발협력기구」(이하 OECD) 가입을 둘러싼 논란이다. 그러나 지난 11일 OECD이사회가 우리나라에 대한 가입초청을 만장일치로 결의하고, 정부가 25일 가입협정에 서명한 것으로 일단락됐다. OECD가입은 ‘시장기능강화’와 ‘개방화’로 그 의미를 요약할 수 있다.

  ‘시장기능강화’는 그동안 보호무역 아래 있던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경제속에 노출, 동시에 외국 경제주체가 국내에서 실질적으로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뜻한다. ‘개방화’는 한국의 폐쇄적인 자본 및 금융시장을 개방, 외국자본의 유입으로 선진국에 비해 5-6% 높은 금리를 외국자본의 유입으로 인하시키는 효과를 말한다. 이는 통화·금리·세제 및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장기적인 경제안정 성장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방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고 대안이 미비하기 때문에 국내의 중소금융기관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외국 투자기관과 금융기관에 의한 ‘합병·종속’결과를 초래한다. 그러나 정부는 금융기관 내부경영을 자율화, 책임경영제도를 확립함으로써 금융기관의 효율성을 향상시켜 은행자체가 경영의 책임을 지는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기업은 개방화·자유화에 대비, 꾸준한 연구와 투자가 지속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한편 OECD가입의 후속조치로 증권거래법, 은행법, 외자도입법, 노동법, 농약관리법 등에 관한 법률 제도가 선진국 수준으로 재정비된다. 소비자권익보호, 보건 안전기준도 등이 강화되며 환경정책도 크게 바뀔 예정이다. 불량식품과 제조업체가 잘못 만든 식품은 회수, 교환해주는 리콜제도를 모든 공산품에 도입하여 금전보상도 가능하게 된다. 또한 환경오염의 규제가 크게 강화되며, 환경기준과 공해유발업체는 존립할 수 없게 된다.

  특히 노동법개정은 최근 노동계에 커다란 쟁점이 되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은 「노사관계개혁위원회」(이하 「노개위」)의 지금까지 논의를 보고토록 했으며, 정부는 「노개위」의 노동법개정이 시일내로 마무리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 노동법 개정안을 자체적으로 마련했다. 이는 정부가  OECD이사회를 의식, 가시적 효과를 노린 것으로 앞으로 노동계나 국민여론을 배제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편 OECD 노동조합자문위원회는 한국 정부가 OECD회원국으로서 부여받게 되는 국제적 책임에 따라 3자개입, 복수노조, 교사공무원의 단결권 보장 등 결사의 자유를 제약하는 핵심 노동법 조항들을 국제노동기구 결사 자유 규범에 준한 개정을 촉구했다.

  정부와 재계는 마치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하기만 하면, 안정된 경제성장과 선진국 진입이 보장된 것 처럼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 진입보다 아직 ‘선행’돼야할 과제들이 산재해 있다. 「대우경제연구소」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산업의 내부효율성, 경제전반의 안정성, 공공교육지출 등에서 최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OECD 가입과 단순한 수치비교로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전체의 선택에 정치논리보다 ‘사회적 합의’가 우선되는 사회가 바람직한 선진사회일 것이다.

/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