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서로 닮은 사람들끼리 호감을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속속들이 발표되고 있다. 올 초 영국의 과학대중지 『뉴사이언티스트』에 발표된 실험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이 자신과 닮은 이성에 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을 이끈 데이브 페렛 교수는 “이와 같은 결과는 프로이드의 ‘일반적으로 감수성이 예민했던 어린 시절에 본 부모의 모습을 닮은 이성에게 끌린다’는 주장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렛 교수팀의 두번째 실험도 프로이드 이론을 증명하고 있다. 실험결과 부모의 나이가 30세가 넘었을 때 태어난 학생들의 경우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나이든 얼굴에 더 친근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페렛교수는 이에 대해 “자라면서 부모가 점점 늙어가는 모습에 친숙해졌기 때문에 살면서 나이든 이성을 더 좋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야생의 동물들 중 협동을 하는 경우도 친족 간일 경우가 많다. 혈연관계에 있는 친족을 도와 자신의 유전자가 후손에게 전달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인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부모를 닮은 배우자를 선택하는 근연교배(inbreeding)가 특정환경에 잘 적응한 유전자들을 더욱 잘 보존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물계에서는 부모에 따라 성적 취향이 달라지는 예도 많다. 예를 들어 거위 집단에서 길러진 오리는 커서 거위와 교미를 시도한다. 어린 양과 염소를 각각 염소와 양에게 입양시키면 어미와 같은 종을 짝으로 찾게 된다는 유명한 실험도 이에 속한다.

  한편, 미국 시카고대의 마사 맥클린톡, 캐롤 오버 박사 연구팀은 올 1월 유전학 저널 『네이처 지네틱스』에 여성은 아버지와 유사한 냄새를 가진 남성을 선호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아버지를 닮았다는 것은 자신과도 닮았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여성은 얼굴뿐 아니라 냄새까지도 자신과 닮은 사람을 선택한다는 내용이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MHC(인체 내에서 병원체와 건강한 세포를 구별해내는 면역물질을 만드는 유전자 집단) 유전자를 가진 남성 6명이 이틀 동안 입은 티셔츠들을 각기 다른 상자 속에 넣고 미혼여성 49명에게 선호하는 냄새를 선택하게 했다. 그 결과 여성들이 선호한 냄새는 MHC 유전자가 자신은 물론 자신의 아버지와도 닮아있는 남성의 것이었다. 이러한 실험결과로 인해 ‘부부는 닮아간다’가 아니라 ‘부부는 원래 닮아있다’라는 말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자료출처 : 『과학동아』 9월호 / 홍수경 기자 hsk@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