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택시를 탄 적이 있다. 운전기사가 대뜸 “학생, 우리사회가 참으로 한심스럽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승용차가 미어터지고 있으니… 그뿐만 아니라 고급승용차와 비싼 외제물건은 또 웬 말이야?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아보려던 정신은 어디로 갔는지… 굶주리던 보리고개 시절의 뜨거운 맛을 다시 한 번 봐야 된다” 기사의 어투가 무뚝뚝하고 표현이 다소 지나친 감도 없지는 않았지만 현실의 정곡을 그대로 찌른 듯한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우리경제의 “현주소” 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요즘 새삼스럽게‘경제위기론’과 그렇지 않다는 ‘비위기론’이 동시에 난무하고 있다. 지난달 각 언론사들은 우리경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보도를 시작으로 얼마전부터 논의되어 오던 ‘경제위기’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과연 우리나라 경제가 ‘위기’인가? 제3공화국 박정희 군사정권이 권력을 잡던 그 당시에는 경제라는 부분이 권력의 정당성을 부여했을 만큼 경제는 예나 지금이나 매우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잡아 왔다. 반면에 경제는 정치적인 영역으로 이용되어 요즘 ‘경제위기’는 식상한 느낌까지 들곤 한다. ‘경제위기’라는 용어의 뜻 자체가 명확히 정립돼 있지 않는 마당에 현 상황이 총체적인 위기인지 여부를 가리는 것은 어쩌면 무의미하다. 다만 국가나 국민 모두가 현재의 경제사정이 과거 어느때보다 더 걱정스럽다는 인식만은 같이 할 뿐이다. 그 정도를 ‘위기’라고 표면화하는 것이 적절한지 아닌지는 그리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경제는 정부의 정책을 대변한다. 경제논리를 벗어난 정치적 협상은 국민의 불신을 받는다. 얼마전 경제협력기구(이하 OECD)이사회는 한국을 29번째 신규회원국으로 가입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는 YS가 꾸준히 힘써온 성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OECD가입 자체가 선진국의 멤버로 국민경제의 선진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또한 이런 OECD가입 자체가 무수한 법개정을 뒤로한 채 이뤄진 것이라면 그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정부는 국민과 기업, 그들의 능력에 대한 고민을 우선시해야 할 것이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 국제경쟁력은 떨어지고 기업들은 앞다퉈 외국으로 향하는 공동화 현상에 맥을 못추고 있다. 수출주도형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국제졍쟁력이 약화되면 별 수 없이 경제는 망하고 만다는 사실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이다. ‘경제난항’무엇이 해결책인가? 우선국민의 의식과 체질개선이 가장 필요하리라고 본다. 과소비 호화사치를 즐기는 체질이 아니라 근검절약하는 절약체질로 개선해야 하며, 정부는 서비스 질 향상 등을 이유로 인상했던 공공요금을 선별해 인하 환원시켜야 한다. 또 금리부분개선을 시작으로 우리는 이런 경제난항을 헤쳐 나갈수 있을 것이다. 경제에는 우연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국민·정부·기업 모두가 인식해야 할 것이다.                                          

/ 권미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