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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하루]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정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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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4.06.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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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 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 때 그 사람이
그 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잠시 대학시절의 방학으로 되돌아가 본다. 지겨웠던 방학숙제도 밀린 보충학습도 없는 방학을 처음 맞이했던, 그 짜릿했던 순간은 달디 단 샘물 같은 시간이었다. 몇 권의 책을 읽어야 하지? 몇 편의 영화를 읽어야 하지? 영어 공부를 할까? 아르바이트를 해 봐? 하는 그야말로 배부른 자의 계획, 즐거운 계획들을 쏟아냈었다. 그러나 번번이 방학 끝에 오는 허탈감, 그 뼈 아픈 후회감은 늘상 즐거움과 비례하기 마련. 방학 끝무렵이면 그 많은 시간들은 어디로 다 흘러간 건지, 구멍난 모래 주머니에 시간의 모래를 쏟아버린 기분이었다.   나는 그 여덟 번의 시간들을 후회한다. 그래서 더욱 이 시의 구절 구절이 절절한 후회로 가슴에 스민다. 시인의 말처럼 그 때, 그 시간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 들걸, 더 열심히 사랑할 걸… 우리는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언제까지 꽃봉오리 같은 시간들을 그냥 우두커니 바라만 보고 있을 것인가? 자칫 헐거워진 시간 앞에서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되지 않도록 긴 휴식을 앞두고 한 번쯤 새로운 계획을 세워볼 일이다.

/ 이인자 (국문 97년 졸업, 1996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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